
LG 트윈스 오지환(35)이 2023년 한국시리즈의 기분 좋은 기억을 떠올리며 5연승을 견인했다.
오지환은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방문경기에서 6번 타자 및 유격수로 선발 출장에 9회 결승포 포함 4타수 1안타 1타점 활약으로 LG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사령탑의 기대에 100% 부응한 경기였다. 경기 전 LG 염경엽 감독은 "오지환은 기본 2할 5푼, 2할 6푼은 치는 타자다. 지금 2할 2푼이라는 건 정상적으로 하면 이젠 3할을 칠 때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자신의 타율을 잘 지켜온 선수였으니 슬슬 (많은 안타가) 나올 때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믿음을 보인 바 있다.
솔로 아치로만 점수가 난 홈런 공방전의 대미를 장식한 것이 오지환이었다. 9회초 2사에 나온 오지환은 김재윤의 4구째 바깥쪽 직구를 통타해 중앙 담장을 크게 넘겼다. 7월 6일 대구 삼성전 이후 27일 만의 시즌 8호 포였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오지환은 "8회 끝나기 전에 (김)재윤이가 올라올 때 보니 타순이 딱 나까지 걸리는 걸 봤다. 재윤이는 많이 상대해 봤고 또 좋은 기억이 있어 자신감 있게 타석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장면이 LG는 29년 만의 우승으로 이끈 2023년 한국시리즈 3차전이었다. 상황도 비슷했다. 당시 LG가 5-7로 지고 있던 9회초 오지환은 2사 1, 2루에서 KT 위즈 소속이던 김재윤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3점 홈런을 때려냈다. 시리즈 판도를 바꾼 홈런 중 하나였다.
이에 오지환은 "아무래도 나와 우리에게 있어 잊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그래서 그런 기운이 (오늘도) 있었던 것 같다"고 살짝 미소 지었다.
이로써 5연승을 달린 LG는 60승 2무 40패로, 이날 우천 취소로 경기가 없던 1위 한화 이글스(59승 3무 38패)를 0.5경기 차로 추격했다. 승리를 안긴 오지환에 염경엽 감독은 반색을 표했다. 염 감독은 "마지막 한 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팀의 중심인 오지환이 결승 홈런을 쳐주며 승리할 수 있었다. 오지환이 오늘 결승 홈런으로 타격감이 살아나고 자신감을 찾기를 바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령탑의 칭찬에도 오지환은 "물론 감독님 말처럼 되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계획하기보단 내가 팀이 이기는 데 있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를 생각하고 있다. 타율은 사실 지금의 나에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이어 "후반기 들어갈 때 (박)해민이 형이 말한 것이 있다. 시즌 초반에야 개인 성적도 중요하지만, 후반기에는 팀이 1등 하는 것이 목표니까 조금 더 팀을 위해 뛰자고 했다. 그런 해민이 형의 말이 마음에 와닿았다. 특히 내가 타격이 안 된다고 해서 수비를 게을리할 수 없다. 수비도 잘하다 보면 우리에게 찬스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한화와 순위 경쟁에서는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답게 침착함이 돋보였다. 오지환은 "(박)해민이 형이 한화를 생각하기보단 우리가 일단 잘하는 걸 생각하자고 말했다. 난 그런 주장의 말과 팀 분위기만 따라가려 한다. 아직 남아 있는 경기가 있기 때문에 순위는 하늘이 정해준다. 또 결국에는 1등을 하든 2등을 하든 최종 시리즈에 가서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단 내 개인 성적은 뒷전에 있다. 지금 팀이 상승세라 어떻게 내가 팀에 도움을 줄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올해는 좀 안 풀리는 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나를 보며) 팬들도 선수들도 감독님도 정말 답답하실 것이다. 지금은 팀을 위해서 뛰고,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는 것밖에 없다"고 각오를 다졌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