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끔 보면 사람이 맞을까 싶을 정도다.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가 엉덩이 통증을 딛고 최고 시속 163㎞ 강속구를 던지며 홈런까지 날렸다.
오타니는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미국 메이저리그 프로야구(MLB) 정규시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홈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4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전 경기 부상 후 첫 등판이라 많은 관심이 쏠렸다. 오타니는 7월 31일 신시내티 레즈 방문 경기에서 4회말 오른쪽 엉덩이 근육 경련 증상으로 강판당했다. 2023년 9월 오른쪽 팔꿈치 척골 측부 인대 수술을 받고 1년 넘게 등판하지 않던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서 빌드업을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이날 위력적인 투구로 부상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 오타니는 2회까지 삼진 3개를 솎아내며 퍼펙트 피칭을 피쳤다. 3회초 선두타자 조던 워커에게 내야 안타에 이은 도루를 내줬다. 페드로 파헤스와 빅터 스콧 2세를 각각 삼진과 땅볼로 돌려세운 오타니는 브렌던 도노반에게 기습 번트로 안타를 허용해 첫 실점했다. 그 아쉬움을 만회하듯 이반 에레라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3회를 마친 것을 시작으로 4회 세 타자에게도 모두 삼진을 솎아내며 투수로서 임무를 마쳤다.
이날 오타니는 총 54개의 공을 던졌는데 최고 구속은 시속 101.1마일(약 162.7㎞), 평균 98.9마일(약 159.2㎞)이 나왔다. 포심 패스트볼 31구, 스위퍼 10구, 슬라이더 10구, 싱커 2구, 스플리터 1구로 총 14번의 헛스윙을 끌어내면서 압권의 피칭을 선보였다.
강판 후 지명타자로서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볼넷 1삼진 1득점을 기록하며 야구팬들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1회 첫 타석부터 상대 실책으로 진루한 오타니는 3회초 실점 후 3회말 곧장 투런포로 응수하며 2-1 역전을 만들었다.
오타니는 3회말 알렉스 콜이 우전 2루타로 출루한 1사 2루에서 매튜 리베라토어의 몸쪽 공을 가볍게 좌중간 담장 밖으로 넘겼다. 시즌 39호 포로 메이저리그 홈런 부문 전체 3위에 올랐다.
끝내 승리 투수가 되진 못했다. 다저스는 4회 앤디 파헤스의 좌전 안타에 이은 상대 폭투, 3루 도루에 이은 또 한 번의 실책으로 한 점을 추가했다. 하지만 오타니가 마운드를 내려간 이후 불펜이 흔들렸다. 6회초 선두타자 에레라가 볼넷, 알렉 벌리슨이 우전 안타로 출루해 무사 1, 3루를 만들었다. 라스 눗바의 땅볼 타구에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2-3이 됐다.
세인트루이스는 2-3으로 지고 있는 8회초, 벌리슨 우전 안타, 메이슨 윈 좌전 안타로 2사 1, 2루 찬스를 잡았다. 워커가 좌중간 외야에 뚝 떨어지는 안타를 때려 만루가 되는 듯했다. 하지만 3루수 프리랜드가 2루로 악송구해 공이 외야로 빠지면서 두 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아 세인트루이스가 4-3으로 역전했다.
9회초에는 도노반의 우전 안타, 에레라의 몸에 맞는 공으로 만들어진 1사 1, 3루에서 눗바가 날카로운 중전 1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내며 쐐기를 박았다. 다저스는 66승 49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2.5경기 차 추격을 허용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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