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궁농구'로 변신한 한국 남자농구가 아시아컵 8강 가능성을 이어갔다. 주축선수 2명이 빠지고도 낸 성과다.
안준호(69) 감독이 이끄는 농구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지난 대회 준우승팀 레바논과 2025 FIBA(국제농구연맹) 아시아컵 A조 조별예선 3차전에서 97-86으로 승리했다.
호주와 예선 첫 경기(6일)에서 61-97로 대패했던 한국은 다음 상대였던 카타르에 97-83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어 레바논까지 꺾으면서 예선 전적 2승 1패를 만들었다. 이로써 한국은 호주(3승)에 이어 A조 2위가 됐다.
이번 대회에서 각 조 1위는 8강에 직행하고, 나머지 4팀은 2위와 3위의 8강 결정전을 통해 진출한다. 이에 따라 한국은 오는 12일 B조 3위 괌과 8강 진출을 위한 일전을 치르게 된다.
안준호 감독 부임 이후 외곽슛 비중을 높이고 있는 한국은 이날도 무려 22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57.9%의 성공률을 보였다. 특히 유기상(LG)이 8방, 이현중(나가사키)이 7방을 적중시키며 나란히 28득점을 기록했다. 여준석(시애틀대)과 이정현(소노)이 출전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한국은 꺾이지 않았다.
1쿼터부터 한국은 이현중과 유기상, 양준석(LG)의 활약 속에 9점 차 리드로 마쳤다. 이후 2쿼터에도 10점 이상 앞서나가며 분위기를 제대로 탔다. 3쿼터 중후반부터는 20점 차로 우위를 점하면서 완승을 눈앞에 뒀다. 4쿼터 막판 공격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며 쫓기기는 했으나 대세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경기 후 안준호 감독은 대한민국농구협회를 통해 "그동안 팬분들께서 남자농구 대표팀에 보내주신 사랑과 성원, 격려 덕분에 오늘도 원팀코리아가 되어 우리 남자농구만이 할 수 있는 경기를 한 것 같다"며 "여준석과 이정현이 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10명의 선수가 두 선수의 몫까지 충분히 해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안 감독은 이어 "우리 남자농구만이 할 수 있는 특유의 컬러인 스피드와 디펜스, 외곽슛이 함께 살아나야 우리의 농구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선수들 모두가 본인이 가지고 있는 기량을 바탕으로 코칭스태프가 주문한 대로 다 따라줬고 무엇보다 수비에서 하나가 되었다"고 경기를 평가했다.
"죽음의 조에서 탈출했다"고 말한 안 감독은 "그러나 아직 전설은 되지 못했다"고 냉철히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여기까지만 오기 위해 탈출한 게 아니기에 앞으로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많이 준비하겠다. 그리고 분명히 전설이 되어 돌아가겠다"며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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