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군 스프링캠프도 못 가고 개막 엔트리 합류도 못 했지만, 위기의 순간 콜업돼 활약하고 있다. 김민성(37)과 노진혁(36·이상 롯데 자이언츠)이 절치부심 끝에 1군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
김민성과 노진혁은 올해 초 대만(타이난)과 일본(미야자키)에서 열린 롯데의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대신 이들은 대만에서 열린 2군 전지훈련에 참가했다.
이미 지난해부터 두 선수는 1군에서 입지가 좁아진 상황이었다. 김민성은 14년 만에 돌아온 친정에서 개막 1주일 만에 1군에서 말소됐고, 6월 중순 이후로는 콜업 기회를 받지 못했다. FA(프리에이전트) 2년 차였던 노진혁도 허리 부상 등이 겹치며 73경기 출전에 그쳤다.
올해 초 스타뉴스와 만난 김민성은 "1군에서 필요한 순간이 올 거라 생각하고 하는 중이다"라고 했고, 노진혁은 "1군 캠프에 못 갔을 땐 좋지 않았지만,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며 희망을 드러냈다.
두 선수는 어린 선수가 많은 퓨처스팀에서 서로 의지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노진혁은 "민성이 형과 서로 의지하면서 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김민성은 "진혁이나 나나 밝게 훈련 열심히 하고 있지만, 마음가짐은 다를 거다. 1군 캠프를 못 가고 여기에서 시작하지만, 1군 성적이 나는 걸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이후 김민성은 퓨처스리그 개막 후 무력시위를 펼친 끝에 3월 말 1군에 콜업됐다. 이후 6월 초와 후반기 초반을 제외하면 1군에서 버텨줬다. 11일 기준 7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3 2홈런 24타점 OPS 0.683을 기록 중인데, 내야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부상자가 많았던 롯데 내야진에 힘을 보탰다.
노진혁의 경우 대만 캠프에서 한 차례 부상을 당한 후, 퓨처스리그 경기 도중 주자와 충돌해 오른쪽 손목을 다치고 말았다. 3개월 동안 재활에 매달린 그는 7월 하순부터 실전에 복귀했고, 지난 6일 사직 KIA전을 앞두고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특히 두 선수는 최근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진 주장 전준우의 공백을 메워주고 있다. 김민성은 사실상 임시주장 역할을 하면서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노진혁은 지명타자로 주로 출전 중인데, 6일 KIA전에서는 2회 동점 적시타, 10일 SSG전에서는 시즌 첫 홈런을 터트리며 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김민성은 "나도 지금 주전이 아니어서 당연히 못 하면 2군에서 재정비하는 시간도 있을 거다. 안 쓰겠다는 것도 아니고 감독님과 코칭스태프의 운영에 맞게 움직이기 때문에, 1군에 있든 2군에 있든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에게 "신인 같은 마음으로 해라"라는 조언을 들었다는 노진혁은 "열심히 할 생각이다. 내 소신껏 은퇴하기 전까지 창피하지 않게 하자는 생각이다. 내 준비가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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