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의 괴물 같은 페이스에 밀려 홈런왕을 놓쳤던 카일 슈와버(32·필라델피아 필리스). 올해는 타이틀 탈환에 성공할까.
슈와버는 12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2025 미국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2번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첫 세 타석에서는 그다지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1회에는 3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던 슈와버는 4회 높은 패스트볼에 헛스윙 삼진 아웃됐다. 이어 6회말 공격에서도 유격수 플라이로 잡히면서 슈와버의 침묵이 이어졌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슈와버의 파워가 발휘됐다. 0-1로 뒤지던 8회말 필라델피아는 웨스턴 윌슨과 트레이 터너의 연속 적시타로 2-1 역전에 성공했다. 여기서 신시내티는 선발 앤드류 애보트를 내리고 토니 샌틸런을 마운드에 올렸다.
초구 바깥쪽 변화구를 지켜본 슈와버는 다음 공으로 들어온 시속 94.3마일 패스트볼에 그대로 배트를 냈다. 타구는 날카롭게 날아가 오른쪽 폴대 옆으로 향했다. 심판은 홈런을 선언했고, 비디오 판독 끝에 원심이 유지되면서 투런 홈런이 됐다.
이 홈런은 슈와버의 시즌 42호 홈런이자, 지난 9일 텍사스와 원정경기 이후 3일 만에 나온 대포였다. 7월에만 12개의 아치를 그렸던 그는 8월에도 페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8월 10경기에서 타율은 0.237로 낮지만, 홈런 5개와 0.658의 장타율로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이로써 슈와버는 하루 만에 내셔널리그 홈런 단독 1위를 탈환했다. 그는 전날 경기 전만 해도 41홈런으로 홀로 선두에 있었으나, 오타니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홈경기에서 1회말 선두타자 홈런을 터트리면서 역시 41호 홈런을 기록, 공동 1위 자리를 내줘야 했다.
슈와버는 이미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정평이 났다. 빅리그 3년 차인 2017년 30홈런 고지를 돌파했고, 필라델피아 이적 후 2022년에는 38개의 홈런을 터트려 생애 첫 타이틀을 차지했다. 통산 타율은 0.232로 높지 않지만, 선구안을 보유해 발이 느림에도 테이블세터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후 슈와버는 홈런왕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2023년에는 커리어 하이인 47홈런을 터트리고도 54홈런의 맷 올슨(애틀랜타)에게 밀려 2위에 그쳤다. 지난해에도 38개의 홈런을 만들었는데, 오타니가 무려 54홈런을 기록하는 괴력을 보이면서 3위로 마감했다.
절치부심한 슈와버는 올해 118경기에서 벌써 42개의 아치를 그렸다. 메이저리그 통계 전문가 사라 랭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팀 역사에서 첫 118경기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한 것이 슈와버라고 한다. 그만큼 그는 뛰어난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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