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변칙 투구폼을 자랑하는 투수를 상대로 전력 질주를 펼친 끝에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정후는 13일(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오라클 파크에서 펼쳐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025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홈경기에 7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엘리엇 라모스(좌익수), 케이스 슈미트(2루수), 라파엘 데버스(1루수), 윌리 아다메스(유격수), 윌머 플로레스(지명타자), 맷 채프먼(3루수), 이정후(중견수), 타일러 피츠제럴드(우익수), 패트릭 베일리(포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좌완 로비 레이. 레이는 이 경기 전까지 9승 5패 평균자책점 2.85를 마크하고 있었다.
이에 맞서 샌디에이고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 루이스 아라에즈(1루수), 매니 마차도(3루수), 잰더 보가츠(유격수), 잭슨 메릴(중견수), 라몬 로리아노(좌익수), 호세 이글레시아스(지명타자), 제이크 크로넨워스(2루수), 프레디 페르민(포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짰다. 선발 투수는 좌완 네스토르 코르테스였다. 코르테스는 이 경기 전까지 1승 1패 평균자책점 7.11을 기록 중이었다.
이정후는 8월 들어 타율 0.342의 좋은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일 뉴욕 메츠전부터 10일 워싱턴 내셔널스전까지 8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낸 이정후. 이어 11일 워싱턴전에서는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전날(12일) 샌디에이고전(3타수 1안타)에 이어 이날 경기까지 2경기 연속 안타 생산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를 마친 이정후의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256(429타수 110안타) 6홈런 2루타 27개, 3루타 9개, 46타점 58득점, 38볼넷 51삼진, 8도루(2실패) 출루율 0.321 장타율 0.403, OPS(출루율+장타율) 0.724가 됐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가 1-3으로 뒤진 2회말 선두타자로 첫 타석을 밟았다. 이정후는 초구 몸쪽 높은 존에 공 반 개 정도 걸친 스트라이크(포심 패스트볼)를 그냥 지켜본 뒤 2구째 바깥쪽 볼을 쉽게 골라냈다. 이어 3구째 바깥쪽 커터를 공략했지만, 2루 땅볼로 물러났다.
이정후의 안타는 두 번째 타석에서 터졌다. 샌프란시스코가 1-4로 뒤진 4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 코르테스의 높은 존 안으로 들어온 스트라이크(커터)를 그냥 지켜본 뒤 2구째 한가운데 스위퍼를 받아쳤지만, 파울이 됐다. 그리고 3구째. 코르테스가 투구 도중 한 차례 멈춤 동작을 추가하며 변칙 투구를 했다. 그가 던진 공은 높은 존 안으로 들어온 90.2마일(145.2km) 포심 패스트볼. 이를 이정후가 받아치면서, 유격수 방면으로 땅볼 타구를 보냈다. 샌디에이고 내야진이 1루 쪽으로 기운 수비 시프트를 펼친 가운데, 3루수 마차도가 3차례 바운드된 공을 잡은 뒤 1루 쪽으로 곧장 송구했다. 하지만 이정후가 헬멧까지 벗겨지는 전력 질주를 펼친 끝에 세이프에 성공했다. 이정후의 발이 만들어낸 내야 안타였다. 다만 이정후는 후속 피츠제럴드가 좌익수 뜬공에 그치며 득점은 올리지 못했다.
이정후의 세 번째 타석은 다소 불운했다. 배트 중심에 정말 잘 맞은 타구가 샌디에이고 수비벽에 걸린 것. 팀이 여전히 1-4로 뒤진 6회말. 무사 1, 2루 기회에서 타석에 선 이정후는 샌디에이고 불펜 데이비드 모건을 상대했다. 이정후는 모건의 한가운데로 몰린 초구 95.1마일(153km) 싱커를 완벽하게 받아쳤지만, 우익수 직선타로 아웃됐다. 샌디에이고 우익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살짝 점프하며 잡을 정도로 힘이 꽤 실린 타구였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게임데이 중계에 따르면 발사각은 15도, 타구 속도는 105.1마일(169.1km)에 달했다.
이정후는 팀이 1-5로 끌려가던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네 번째 타석을 밟았다. 초구 한가운데로 몰린 싱커를 그냥 지켜본 이정후. 이어 2구째 몸쪽 낮은 슬라이더를 공략했지만, 상대 투수 아드리안 모레혼의 역동적인 동작에 이은 포구에 막히며 투수 앞 땅볼로 고개를 숙였다.
한편 샌디에이고는 1회초 2사 만루 기회에서 샌프란시스코 선발 레이의 보크를 틈타 선취점을 뽑았다. 그러자 샌프란시스코는 1회말 2사 2, 3루에서 플로레스의 내야 안타 때 3루 주자 슈미트가 득점했다. 샌디에이고는 2회초 무사 1루에서 이글레시아스가 좌월 투런 아치를 그렸다. 4회초에는 1사 3루에서 크로넨워스의 내야 안타 때 3루 주자 로리아노가 홈인, 4-1로 달아났다. 결국 샌디에이고는 8회 메릴의 솔로포로 쐐기를 박으며 5-1로 승리했다.
샌프란시스코는 4연패 수렁에 빠진 채 59승 61패를 기록했다. 순위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다. 샌디에이고는 4연승을 내달리며 68승 52패를 마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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