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FC)이 미국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데뷔 3경기 만에 첫 골을 터뜨렸다. 팀 동료마저 "마법 같았다"며 박수를 보낼 정도로 환상적인 궤적을 그린 프리킥으로 데뷔골을 장식했다.
손흥민은 2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MLS 정규리그 28라운드 원정경기 FC댈러스전에서 오른발 프리킥으로 MLS 데뷔골을 터뜨렸다. 직전 경기에서 첫 어시스트를 기록한 데 이어 2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다.
그야말로 환상적인 프리킥이었다. 아크 왼쪽에서 프리킥 기회가 찾아오자 손흥민은 직접 키커로 나섰다. 골문과 거리가 다소 있었지만, 손흥민은 오른발로 감아 찬 슈팅으로 골문 상단 구석을 노렸다. 수비벽을 넘긴 슈팅은 뚝 떨어지며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골키퍼가 몸을 날려 손을 뻗었지만 역부족이었다.
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원정 응원에 나선 LAFC 팬들은 물론이고 홈 관중들은 댈러스 팬들마저도 박수를 보낼 정도였다. 현지 매체 NBC로스앤젤레스는 "손흥민의 프리킥은 골대 왼쪽 상단 모서리를 그대로 뚫었다. 골키퍼는 막을 기회조차 없었다. LAFC 팬들은 열광했고, 댈러스 팬들조차 경악하면서 손흥민의 프리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손흥민의 프리킥에 감동한 건 팬들뿐만이 아니었다. 팀 동료 수비수인 은코시 타파리는 MLS 공식 홈페이지 인터뷰를 통해 "사실 전날 프리킥 연습이 있었다. (손흥민이 프리킥을 찬 뒤) 골대 상단 구석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마치 마법처럼 공이 뚝 떨어졌다"며 "정말 멋진 장면이자 기쁜 순간이었다"고 했다.
이어 타파리는 "이미 손흥민이 치른 세 경기만 보더라도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해야 할 정도다. (첫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얻었고, 그 다음엔 어시스트를 하더니 이번엔 골까지 넣었다"면서 "이제는 다음 주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그는 놀라운 일을 해내고 있고, 에너지가 정말 좋다"고 덧붙였다.
MLS 사무국 역시 리그 공식 홈페이지 메인에 손흥민 기사를 잇따라 실으며 그의 활약을 조명했다. MLS 홈페이지는 "손흥민이 월드클래스다운 플레이로 MLS 데뷔골을 터뜨렸다"면서 "그는 MLS에서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손흥민의 화려한 첫 골 덕분에 다음주 홈 데뷔전을 앞두고 기대감이 더 커지게 됐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다만 데뷔골에도 환하게 웃지 못했다. 자신의 데뷔골에도 불구하고 팀이 1-1로 비겨 승리를 놓친 탓이다. 손흥민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2주 정도가 지났는데 모든 순간을 즐기고 있다. MLS와 LAFC에서 첫 골을 넣은 건 기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승점 3을 얻는 것이다. 승리하지 못한 건 너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손흥민은 프리킥골 외에도 슈팅 8개·키패스 8개 등 원맨쇼를 펼치며 LAFC 공격을 이끌었다. 팀의 1-1 무승부로 빛이 바랬지만, 손흥민은 폿몹 평점 8.8점, 소파스코어 평점 8.7점 등 양 팀 통틀어 최고 평점을 받았다. 뉴잉글랜드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경기 최우수선수(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로도 선정됐다. 손흥민은 오는 31일 샌디에이고전을 통해 홈 데뷔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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