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야말로 역대급 수비라인이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이제는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라인도 모두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로만 구성할 수 있게 됐다. 프로축구 K리그 활약을 바탕으로 유럽으로 진출한 선수들이 늘어나고, 유럽에서 주전으로 자리 잡은 수비수들까지 등장하면서다.
앞서 홍명보 감독은 2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월 A매치(미국·멕시코전)에 나설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26명 가운데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11명이고, 수비수는 4명이다.
마침 유럽파 수비수 4명 모두 주전급 선수들이다. 부상 여파로 한동안 대표팀에서 빠졌다가 10개월 만에 돌아오는 김민재(29·바이에른 뮌헨)는 다시 수비진의 핵심 역할을 맡는다. 그의 새 파트너로는 이한범(23·미트윌란)에게 가장 시선이 쏠린다. 이한범은 이번 시즌 덴마크리그 6경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4경기 등 벌써 시즌 10경기를 소화하면서 소속팀 주전으로 활약 중이다.
마침 김민재의 파트너였던 선수들이 잇따라 부상으로 빠지면서 홍명보 감독은 김민재의 새로운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김주성(25·산프레체 히로시마)과 김태현(25·가시마 앤틀러스) 변준수(24·광주FC) 박진섭(30·전북 현대) 등 다른 센터백 자원들도 있지만 현재로선 김민재와 이한범, 두 유럽파 센터백 조합이 가동되는 게 유력한 상황이다.
좌우 측면 수비수도 유럽파들이 자리 잡을 수 있다. 왼쪽에는 최근 포항 스틸러스를 떠나 아우스트리아 빈(오스트리아)으로 이적한 '이을용 아들' 이태석(23)이 있다. 최근 2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는 등 아우스트리아 빈 이적 후 벌써 3경기를 소화했다. 포항 시절에도 그는 홍명보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받으며 대표팀의 새로운 왼쪽 풀백·윙백 주전 자리를 꿰찬 바 있다.
반대편엔 부동의 주전 라이트백 설영우(27·츠르베나 즈베즈다)가 건재하다. 설영우는 좌우 모두 소화가 가능한데, 홍명보 감독 체제에선 10경기 중 9경기를 오른쪽에서 소화했다. 풀백인데도 지난 시즌 소속팀에서 6골 8도움의 맹활약을 펼쳤던 그는 이번 시즌에도 6경기에서 벌써 2도움을 쌓았다. 최근 잉글랜드 진출설이 도는 등 더 큰 무대 입성 가능성이 제기될 만큼 오름세가 뚜렷하다.
결국 홍명보 감독은 왼쪽부터 이태석과 김민재, 이한범, 설영우로 이어지는 '유럽파 4명'으로 수비라인을 꾸릴 수도 있다. 물론 유럽에서 뛴다는 사실만으로 주전 자리가 보장되는 건 아니다. 다른 선수들과 내부 경쟁에서 이겨내야만 주전으로 뛸 수 있다. 그래도 그동안 공격에 치중돼 있던 유럽파 비중이 이제는 수비라인까지 확대됐다는 건 대표팀 전력 차원에서 반가운 일이다. 최대 관건은 결국 '역대급 수비라인'을 홍명보 감독이 전술·전략적으로 어떻게 잘 구축하느냐다.
홍명보호 내달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한다. 이후 미국 현지에서 훈련하다 7일 오전 6시(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의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미국과 첫 평가전을 치른 뒤, 10일 오전 10시엔 미국 테네시의 지오디스 파크에서 멕시코와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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