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 프랜차이즈 스타 송성문(29)이 따뜻한 마음씨로 구단 구성원의 한 주 시작을 훈훈하게 했다.
키움 구단에 따르면 송성문은 비FA 다년계약 체결 축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1·2군 선수단을 비롯해 현장 스태프, 프런트, 응원단, 그라운드 키퍼, 기사, 미화원 등 구단 구성원 200명에게 선물을 전달했다.
앞선 4일 송성문은 키움 구단과 계약기간 6년, 연봉 120억 원 전액 보장 조건으로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송성문이 봉천초(용산구리틀)-홍은중-장충고 졸업 후 2015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 49순위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지명된 지 11시즌 만의 일이었다.
선물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송성문의 진심이 느껴졌다. 키움 구단에 따르면 송성문은 비FA 다년계약 이후 어떻게 구단 구성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할지 고민해왔다. 고민 끝에 평소 자신이 애용하던 고가의 브랜드 제품 매장을 직접 방문해 바디 케어 세트 200개를 주문했다. 포장 박스에는 감사 메시지를 담은 스티커를 부착해 의미를 더했다.
약 1600만 원 상당의 선물은 휴식일인 8월 25일 월요일, 고척스카이돔에 도착했다. 삼성 라이온즈와 대구 3연전을 마치고 이날 새벽 도착한 송성문은 야구장에 직접 나왔고, 아무도 없는 라커룸과 사무실, 응원단실 등을 돌며 선물을 올려뒀다. 깜짝 선물에 구단 직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는 후문.
사실 비FA 다년계약을 기념해 송성문이 선물을 돌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송성문은 지난 8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도 선수단과 구단 직원들에게 피자 60판을 돌려 고마움을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지명 이후 줄곧 히어로즈의 일원으로서 성장한 송성문이었기에 최고의 환경을 만들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한 다른 구성원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송성문은 "감독님, 코칭스태프, 선수들, 직원분들 등 너무 좋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그분들이 계시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나마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송성문은 최근 KBO리그를 대표하는 대기만성형 선수로 꼽힌다. 커리어 초반 꾸준하게 1군 기회를 잡았음에도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2022시즌 처음 두 자릿수 홈런을 치며 키움을 한국시리즈 무대로 이끌었지만, 이듬해인 2023년 타율 0.263, 5홈런으로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미국으로 떠나고 절친 김혜성(26·LA 다저스)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면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시즌 중반에는 김혜성으로부터 주장을 물려받은 뒤로는 장충고 캡틴 시절 경험을 잘 살려 선수단을 잘 추스르는 리더십도 보였다. 또한 성적도 일취월장해서 142경기 타율 0.340, 19홈런 104타점 21도루 88득점, 출루율 0.409 장타율 0.518로 기량을 만개했다.
이때 송성문은 스타뉴스에 "야구를 오래 하고 싶었다. 군대 다녀와서도 어린 편이었고 1군에도 계속 있고 하다 보니 열심히는 하지만, 올해(2024년)만큼 야구에 미치지는 못했었다. 하지만 올해 시작하기 전에 문득 야구를 오래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벼랑 끝으로 몰린 느낌이었다"고 돌아보며 그동안은 간절함이 조금 덜했던 것 같다. 더 일찍 깨달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내 잘못이고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기 때문에 후회는 하지 않으려 한다"고 담담하게 말한 바 있다.
뒤늦은 깨달음이었지만, 지난 날을 후회하지 않고 미래만 바라본 송성문은 올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26일 경기 전까지 121경기 타율 0.316(478타수 151안타) 23홈런 21도루 76타점 82득점, 출루율 0.389 장타율 0.531로 커리어하이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올 시즌 종료 후에는 해외리그 포스팅 진출 자격을 갖춰 메이저리그 도전도 나설 수 있다.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스타뉴스에 "송성문은 일단 수비가 된다. 몸놀림이 둔하지 않다. 지난 국제대회(2024 프리미어12)에서도 2루를 했는데 잘했다. 오히려 김혜성보다 송구나 안정감에서는 낫다고 봤다. 메이저로 가면 1루 2루 3루도 가능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매력적인 선수라고 생각한다. 툴 자체는 나쁘지 않고 본인 의지에 달렸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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