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4년 KBO 리그 역사상 단 한 명뿐인 '50홈런 좌타자'가 올해 추가될까. 르윈 디아즈(29·삼성 라이온즈)가 시즌 후반에도 꺾이지 않는 홈런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디아즈는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삼성의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첫 두 타석에서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던 디아즈는 6회초 볼넷을 얻어내며 팀이 무사 만루 기회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삼성은 여기서 김성윤의 2루수 땅볼과 강민호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2득점, 3-0으로 달아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다음 이닝 디아즈는 대포를 작렬했다. 박승규의 솔로포로 4-0으로 도망간 7회초, 1사 후 구자욱이 볼넷으로 살아나가며 삼성은 득점 찬스를 잡았다. 여기서 디아즈는 두산 투수 양재훈의 가운데 패스트볼을 공략,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6m의 투런 홈런을 작렬했다. 타구 속도는 162.6km로 빠르게 비행했다.
이 홈런은 디아즈의 시즌 41호포였다. 앞선 경기(24일 대구 키움전)에서 40홈런 고지에 올랐던 그는 이로써 2경기 연속 홈런과 함께 KBO 단일시즌 홈런 공동 21위에 랭크됐다. 좌타자로만 한정하면(스위치히터 제외) 공동 6위, 삼성 구단 역사에서는 5위에 해당한다.
이날 5타석 3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 2볼넷을 기록하면서 디아즈의 올 시즌 성적은 120경기 타율 0.302(463타수 140안타) 41홈런 127타점 75득점, 출루율 0.360 장타율 0.618, OPS 0.978이 됐다. 홈런과 타점, 장타율은 압도적인 선두이고, 최다안타 4위, 득점 7위, OPS 2위 등 다양한 지표에서 상위권에 있다.
특히 홈런과 타점은 리그 역사에 남을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26일 기준 삼성이 120경기를 치른 가운데, 디아즈는 49홈런 152타점 페이스로 달려가고 있다. 공교롭게도 해당 두 기록 모두 역대 1위는 삼성과 관련됐다. 홈런은 삼성의 영구결번인 이승엽 전 두산 감독의 56홈런(2003년)이고, 타점은 현재 디아즈의 팀 동료인 박병호가 넥센 시절 기록한 146타점이 최다기록이다. 특히 좌타자로 50홈런을 넘긴 건 이승엽 한 명(1999년 54홈런, 2003년 56홈런)뿐이어서 디아즈의 기록을 주목할 만하다.
시즌 전 "디아즈는 라팍(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30홈런을 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한 박진만 삼성 감독은 26일 경기를 앞두고 "디아즈는 진행형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50개까지도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분위기를 타면 연달아 치는 선수여서 몇 개까지 치게 될 지 기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디아즈는 "시즌 전부터 아내가 '40홈런 충분히 칠 수 있다'고 항상 얘기를 해줬다"며 "이렇게 많이 칠 줄 몰랐지만, 40이라는 숫자가 나와 아내의 마음 속 목표 중 하나였는데 달성해서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50홈런에 대해서도 "KBO 역사 한 부분에 이름이 올라간다면 기분 좋고 영광스러울 것 같다"며 "9개 남았는데, 끝까지 해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타점 기록도 의식하고 있다. 디아즈는 "개인적으로 타점을 좋아한다. 타점은 야구선수에게 돈이기도 하고, 그만큼 내 가치를 올려준다"고 말하며 "타점 상황을 더 신경 쓰고, 앞에 주자가 있을 때 최소 한 명이라도 불러들이자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