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농구의 여왕' 박신자(84) 여사가 본인의 이름을 딴 박신자컵 10주년을 맞이해 부산을 방문했다.
박신자 여사는 30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2025 BNK금융 박신자컵 개막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박신자 여사는 1967년 세계선수권(現 여자농구 월드컵) 준우승 및 대회 MVP를 수상한 이력과 더불어 2015년에는 대한체육회에서 선정한 대한민국 스포츠영웅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으며, 2021년에는 2020 FIBA(세계농구연맹) 명예의 전당 선수 부문 헌액 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WKBL는 박신자 여사의 업적을 기려 지난 2015년부터 박신자컵을 개최하고 있다.
10주년을 맞이해 이번 대회에서는 유소녀 국제대회도 열었다. 박신자 여사는 "농구인으로서 제일 기뻤던 건 총재, 사무총장 등 도와주시는 분들이 너무 농구광이시더라. 거기에 감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소녀 시합 전 밥을 사주는데, 몇백 명이 앉아있는데 그런 줄도 모르고 들어갔다가 울었다. 이 선수들이 프로에 갈 정도면 우리 여자농구도 되겠다 싶었다"고 기대했다. 과거 여러 은행팀이 경쟁하듯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한 그는 "이번에 정말 큰 불씨를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BNK 구단주와 회장님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도 했다.
경기가 열리는 사직체육관은 박신자 여사의 조카인 박정은(48) 부산 BNK 썸 감독이 홈으로 쓰는 구장이다. 어린 시절부터 봐왔던 조카가 우승감독이 돼 지휘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됐다. 그는 박 감독의 남편인 배우 한상진(47)의 에스코트를 받고 경기장에 들어왔다.
'조카 박정은'을 떠올린 박신자 여사는 "비판하면 싫어할 수도 있지만 농구를 잘 못했다"며 농담을 던졌다. "머리가 좋아서 힘들게 안했다. 몸 부딪히는 걸 별로 안했다"고 말한 그는 "농구에는 맥이 있는데, 패스가 가는 길을 잘 봤다"고 했다. 최근 방열 전 농구협회장을 만났다는 그는 "'박정은 감독은 선수 때보다 감독을 더 잘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난 선수로는 잘했지만 감독은 젬병이었다"며 조카를 다시 칭찬했다.
박신자 여사는 부산에 대한 첫 기억으로 6.25 전쟁을 떠올렸다. 그는 "9살 때 한강다리를 넘어서 피난을 왔는데, 누가 부산을 가라고 해서 기차를 타고 부산역에 내렸다"며 "부산진 근처 마굿간 옆 방을 잡았다. 그 집을 찾긴 어렵겠지만, 당시 피난민들께 호의를 베풀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그때의 부산과 비교하면 천국"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농구계 원로로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박신자 여사는 취재진을 보며 "잘못한 걸 채찍질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WNBA 선수들은 키나 체력이 내가 농구할 때 남자선수 정도다"라며 "일본한테 지는 거 보면 기분이 안 좋다. 체력이나 슈팅 연습 많이 해야 한다"고 했다. 여자농구가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것에 대해 "한국 팀이 없어서 화났다"고 한 그는 "채찍을 자꾸 해주셔야 감독이나 윗분들이 돈도 더 쓰고 시키려고 한다"고 얘기했다.
2013년 미국으로 건너가 최근에는 로드아일랜드주에서 지낸다는 박신자 여사는 "너무 늙어서 뛰는 운동은 못하고 걷는 운동은 하고 있다. 근처에 있는 골프 9홀 코스를 이용한다"며 근황을 전했다. 이어 "서울 친구들은 상팔자라고 하는데 공기 좋은 곳에서 살고 있다"고 웃었다.
이날 박신자 여사는 BNK와 후지쯔 레드웨이브(일본)의 개막 경기를 앞두고 시투를 진행했다. 그는 "아까 연습했는데, 골대가 높다고 생각했는데 높아서 먼저 하니까 림 밑을 맞더라"라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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