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8개월 만에 A매치에 나선 '원조 주전 골키퍼' 김승규(35·FC도쿄)가 변함없는 클래스를 뽐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내슈빌의 지오데스 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 친선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전반 선제 실점을 기록한 한국은 후반 손흥민(LA FC), 오현규(KRC헹크)의 연속골에 힘입어 2-1로 역전했다. 다만 후반 추가시간 극장골을 허용해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대기록을 달성했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손흥민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로 출전, 개인 통산 136번째 A매치에 출전했다. 이에 손흥민은 '레전드' 차범근, 홍명보와 함께 A매치 최다 출전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지난 2010년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손흥민이 무려 15년간 태극마크를 달면서 쌓아올린 감격적인 기록이다.
하지만 손흥민만 뜻 깊은 경기를 치른 건 아니었다. '베테랑 골키퍼' 김승규도 감동의 복귀전을 가졌다.
김승규는 두 번이나 큰 부상을 당하고도 포기하지 않고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한국 대표팀 주전 골키퍼였던 김승규는 지난 해 열린 카타르 아시안컵 도중 안타까운 십자인대 부상을 당했다. 1년 가까이 재활에 매달려 부상에서 회복했다. 그런데 부상 불운이 또 찾아왔다. 지난 해 11월 다시 한 번 십자인대를 다친 것. 결국 김승규는 또 재활 과정을 거쳐야 했고, 지난 6월에는 전 소속팀 알샤밥(사우디아라비아)을 나왔다.
하지만 김승규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를 이겨내고 복귀에 성공했다. 알샤밥을 떠난 뒤에는 곧바로 새로운 소속팀(FC도쿄)을 찾아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덕분에 태극마크도 다시 달았다. 이번 멕시코전을 통해 대표팀 복귀전을 치렀다. 활약도 나쁘지 않았다. 2실점을 기록했으나 김승규의 책임이 있었다고 판단하기엔 어려운 장면들이었다. 상대 슈팅 궤적이 정확했다. 김승규는 멕시코전에서 4차례 선방을 기록하며 골문을 지켜냈다.
무엇보다 김승규는 후반 44분 멕시코 공격수 산티아고 히메네스(AC밀란)의 강력한 터닝 슈팅을 손끝으로 막아냈다. 손 끝에 제대로 걸린 슈퍼세이브였다. '한국축구 레전드' 이근호를 비롯한 해설진도 감탄과 칭찬을 쏟아냈다.
아시안컵 이후 '주전 수문장'은 조현우(울산HD)의 몫이었지만, 김승규가 돌아오면서 골키퍼 경쟁도 다시 치열해졌다. 김승규는 부상 전에도, 특히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다. 또 김승규는 여러 장점을 갖춘 골키퍼다. 선방 능력뿐 아니라 정확한 패스도 지녔다. 빌드업 플레이에 큰 도움이 된다. 이번 멕시코전에서도 패스 능력을 발휘했다.
북중미 월드컵까진 아직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골키퍼 포지션 특성상 주전이 잘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조현우, 김승규 모두 훌륭한 옵션이기 때문에 여러 변화가 가능하다. 컨디션, 전술적인 부분 등을 체크하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홍명보 감독 입장에선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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