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투수 한 명이 15승을 거둬도 든든한데, 한화 이글스는 2명이나 이 대열에 합류했다. 보고 있는 사령탑도 든든한 마음이다.
지난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롯데 자이언츠의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맞대결에서는 KBO 리그 역대 4번째 기록이 탄생했다.
이날 한화 선발로 나온 라이언 와이스(29)는 비로 인해 경기 시작이 30분 밀린 상황에서 2회까지 볼넷 4개를 내주며 흔들렸다. 하지만 이후 영점을 잡은 후 롯데 타선을 압도했다. 결국 6이닝 2피안타 5사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한 그는 타선의 지원 속에 시즌 15승(4패)째를 거뒀다.
앞서 이미 15연승으로 KBO 개막 선발 연승 신기록을 세운 팀 동료 코디 폰세(31)도 11일 기준 16승(무패)을 기록 중이다. 이로써 한화는 외국인 투수 둘이 모두 15승 이상을 달성하는 기록을 세웠다.
KBO 리그 역사상 외국인 투수 듀오가 15승 이상을 거둔 건 2016년 두산 더스틴 니퍼트(22승)와 마이클 보우덴(18승), 2018년 두산 세스 후랭코프(18승)와 조쉬 린드블럼(15승), 2022년 LG 케이시 켈리(16승)와 애덤 플럿코(15승) 등 세 차례에 불과했다. 한화 구단 역사에서도 2006년 류현진(18승)과 문동환(16승) 이후 19년 만의 일이었다.
외인투수 두 명이서 30승을 확보하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앞서 15승 듀오를 배출한 팀 중 두산은 두 번 모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2022년 LG 역시 선두 SSG 랜더스와 2경기 차 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한화도 11일 기준 올 시즌 75승 52패 3무(승률 0.591)로 2위에 있다. 한동안 선두를 달리다가 내려왔지만, 아직 1위 LG와는 3.5경기 차인 상황이다. 오는 26일부터 3연전 맞대결이 남아있어 결과에 따라 선두 탈환도 가능한 상황이다. 여기에 오기까지는 폰세와 와이스의 역할이 무척 컸다.
사령탑도 미소를 지었다. 김경문(67) 한화 감독은 "감독이 보통 외국인 투수 하면 몇 승 정도를 해줬으면 하는데, 15승을 해주면 굉장히 행복한 시즌이고, 고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구는 레이스 아닌가. 그래서 투수들이 이닝을 끌어줘야 한다"고 얘기했다.
김 감독은 "중간 불펜들이 70경기 정도는 나가야 한다. 급하면 더 나갈 수도 있다. 불펜이 자주 나가면 부상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면서 "그래서 투수들이 이닝을 끌어주면 줄수록 불펜들이 덜 나간다. 그러면 팀한테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선발들이 이닝을 끌어주고 던지는 것이 여러모로 고맙다"는 말도 덧붙였다.
와이스 본인은 15승 달성 후 "개인적으로 너무 기쁘다. 한 팀에서 두 외국인 투수가 15승을 했다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너무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야구를 하면서 한화에 와서 지금까지 야구를 할 수 있는 자체만으로 행복하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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