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상 후 군 입대를 선택했는데, 담금질 후 무시무시한 볼을 가지고 돌아왔다. 임지민(22·NC 다이노스)이 또 하나의 파이어볼러 탄생을 예고했다.
임지민은 1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팀이 6-0으로 앞서던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오명진을 상대로 임지민은 초구부터 시속 153km의 빠른 볼로 기선제압을 했고, 3구 만에 1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다음 타자 제이크 케이브에게는 볼 2개로 시작한 뒤 볼카운트 2-2까지 갔지만, 결국 볼넷으로 타자를 내보냈다.
그래도 임지민은 흔들리지 않았다. 4번 홍성호에게 초구 몸쪽 속구로 우익수 뜬공을 잡아낸 그는 다음 타자 김인태에게 슬라이더와 직구로 카운트를 잡았고, 3구째 바깥쪽 높은 포크가 ABS(자동 투구판정 시스템)의 선택을 받아 루킹 삼진을 만들며 경기를 끝냈다.
이날 임지민은 1이닝을 무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패스트볼이 꾸준히 150km 이상 나왔고, 최고 154km를 마크했다. 특히 속구의 분당 회전수(PRM)가 최고 2676까지 찍히는 등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임지민이라는 이름은 야구 팬들에게는 생소하다. 지난 202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5라운드 전체 50순위에 지명된 그는 2014년 창단한 강원고 야구부의 첫 프로 진출자가 됐다. 고교 시절에는 포수로 많이 뛰었지만, NC는 투수로서의 가능성을 보고 선택했다. 당시 김형준 NC 스카우트(현 스카우트팀장)는 "훈련을 통해 경험을 쌓으면 시속 150km를 상회하는 강한 공을 던지지 않을까 기대하며 지명했다"고 밝혔다.
첫 시즌인 2022년 임지민은 퓨처스리그 31경기에서 1승 2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1.55로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퓨처스 올스타에도 선발됐다. 고졸 1년 차임에도 강력한 직구를 뿌리며 구단 내부에서는 일찌감치 차기 필승조로 기대했다. 이듬해에도 준수한 모습을 보여준 그는 그해 5월 정식선수 등록 후 1군에 콜업됐다.
하지만 임지민은 2경기 등판 후 오른쪽 팔꿈치 골절을 당하고 말았다. 결국 그는 빠르게 현역병 입대를 선택하며 그해 7월 군복을 입었다. 이후 올해 1월 전역한 그는 천천히 담금질을 거친 후 8월 16일 두산 베어스와 퓨처스리그 경기부터 실전 등판에 나섰다. 2군에서도 꾸준히 150km 이상 구속을 자랑하며 기대를 모았다.
이호준 NC 감독은 시즌 중 "(임지민이) 살벌하다더라"며 소개했다. 다만 이 감독은 "부상 경력이 있어서 급하게 올렸다가 잘못되면 안 된다. 2군에서 100% 다 된 후 테스트해보고 괜찮다고 하면 올리려고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2군에서 7경기에 등판한 임지민은 지난 9일, 군 복무를 시작한 김휘건 대신 정식선수에 등록된 후 곧바로 1군에 콜업됐다. 이어 11일 고척 키움전에서 한 타자를 상대했는데, 이 감독은 "직구에 힘이 있더라. 군대 갔다온 선수가 와서 힘을 실어주려고 한다"고 기대했다.
입단 후 4년 동안 아직 1군 등판은 4차례에 불과하다. 당연히 이름값만 보면 약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구위를 유지해 더 가다듬는다면 임지민은 당장 내년에도 필승조 진입을 노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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