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랜더스의 팀 컬러가 명확히 나타난 경기였다. 살아난 대포의 힘으로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을 키워가고 있는 NC 다이노스에 제대로 찬물을 끼얹었다.
SSG는 16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홈런 5방을 앞세워 7-3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를 거둔 SSG는 67승 60패 4무를 기록, 3위를 굳게 지켰다. 반면 7위 NC는 2연승 후 뼈아픈 패배를 떠안으며 61승 64패 6무로 상위권과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경기 초반 흐름은 NC 쪽으로 기우는 듯 했다. SSG의 에이스 외국인 투수 드류 앤더슨은 NC전 4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ERA) 0.72로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로건 앨런은 SSG전 3경기에서 2패 ERA 6.28로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로건은 1회초를 삼자범퇴로 마친 반면 앤더슨은 맷 데이비슨에게 선제 투런 홈런을 맞았다. 지난 10일 NC전과 똑 닮은 실점 양상이었다. 데이비슨의 31호 홈런.
앤더슨이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기 시작했고 SSG 타선이 막강한 괴력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팀이 0-2로 끌려가던 4회초 선두 타자로 나선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로건의 초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추격의 좌월 솔로포를 날렸다. 시즌 12번호. 이어 최정은 시속 143㎞ 높은 코스의 직구를 잡아당겨 비거리 135m 장외 솔로포를 날렸다. 시즌 21호포로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었다.
SSG의 화력은 쉽게 꺼지지 않았다. 로건이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고 한유섬과 류효승에겐 한가운데로 몰리는 공을 던졌다. 한유섬은 슬라이더 실투를, 류효승은 한복판 직구를 놓치지 않고 각각 우측과 좌측 관중석을 넘겨 장외로 타구를 날려버렸다. 한유섬의 시즌 15호, 류효승의 5호 홈런으로 4-2로 앞서갔다.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 역사를 통틀어 4번째에 불과한 4타자 연속 홈런 기록을 쓰는 순간이었다. 2001년 8월 17일 삼성(이승엽-마르티네스-바에르가-마해영), 2020년 10월 22일 롯데(이대호-이병규-안치홍-한동희) 이후 SSG는 2021년 6월 19일 최정-한유섬-로맥-정의윤이 3번째 이 기록의 주인공이 된 뒤 다시 한 번 KBO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심지어 최정-한유섬은 한국 야구 역사상 손에 꼽힐 만큼 진귀한 기록을 두 번이나 달성한 선수가 됐다. 더불어 최정과 한유섬은 9차례나 백투백 홈런을 날리며 동일 선수 최다 연속 타자 홈런 기록에서 박석민·최형우(당시 삼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최정이 NC의 숨통을 끊어놨다. 5회초에도 로건은 투구를 이어갔고 2사 1루에서 등장한 최정은 가운데로 들어오는 시속 133㎞ 강타, 좌중간 125m 지점에 꽂히는 투런포를 날렸다. 시즌 22호포를 개인 30번째 연타석 홈런으로 장식했다.
앤더슨은 6회까지 85구를 던져 2피안타(1피홈런) 5사사구 8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쳤고 7회부터 불펜진이 가동됐다.
이로운이 7회 등판해 2탈삼진과 함께 완벽히 막아냈고 8회초 한 점을 더 달아나며 여유를 잡은 8회말엔 박시후가 등판해 1이닝을 깔끔히 책임졌다. 9회에도 마무리 조병현을 아끼고 김민을 불러올렸다. 이우성에게 좌월 솔로포를 맞았으나 추가 실점하지 않으며 경기를 매조졌다.
앤더슨은 시즌 11승(6패)을 달성하며 시즌 탈삼진을 233개로 늘렸다. 이 부문 선두 코디 폰세(한화)의 236개와 3개 차이로 따라붙었고 2021년 아리엘 미란다(당시 두산·225탈삼진)을 제치고 KBO 역대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단독 2위로 올라섰다.
NC 로건은 94구를 던지며 6⅔이닝을 버텼지만 7피안타 중 5개가 피홈런이 되며 6실점, 시즌 12번째 패배(6승)를 떠안았다.
타석에선 진기록의 주인공이 된 최정(3타점), 류효승(2타점), 에레디아, 한유섬(이상 1타점)이 나란히 멀티히트를 날리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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