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뽑을 만한 1라운드 후보군은 추려졌는데 2순위부터 혼돈이다. 2026 KBO 신인 드래프트가 2순위 NC 다이노스와 3순위 한화 이글스의 선택에 따라 요동칠 예정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7일 오후 2시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털 볼룸에서 2026 KBO 신인 드래프트를 개최한다. 전면 드래프트로 치러지는 2026 KBO 신인 드래프트는 1라운드부터 11라운드까지 이뤄지며, 2024년도 구단 순위의 역순인 키움-NC-한화-롯데-SSG-KT-두산-LG-삼성-KIA의 순으로 실시된다.
이중 NC는 한화와 SSG로부터 각각 양수받은 3·4라운드 지명권을, 키움은 KIA로부터 양수받은 1·4라운드 지명권을 갖는다. 따라서 전 구단이 모든 지명권을 행사할 경우, 키움과 NC는 13명, 한화와 SSG는 10명, KIA는 9명, 이외 구단들은 11명의 선수를 지명하게 돼, 총 110명의 선수가 KBO 리그 구단 유니폼을 입게 된다.
올해도 우완 투수들이 강세다. 그중에서도 박석민(40) 전 두산 코치의 아들이자 최고 시속 157㎞의 빠른 공을 던지는 우완 파이어볼러 박준현(18)은 1순위로 키움행이 유력하다. 미국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팀으로부터 최대 200만 달러의 제의를 받았던 박준현은 한국 잔류를 선택했다.
박준현과 함께 경기항공고 양우진(18), 대구고 김민준(19), 전주고 박지훈(19), 동산고 신동건(18)이 우완 톱5를 형성한다. 양우진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기준 190㎝의 큰 키에 최고 시속 153㎞의 빠른 공이 매력적인 선수로 우완 톱5에서도 박준현과 함께 확실히 잠재력이 다르다 평가받고 있다.
양우진은 무난하게 2순위로 예상됐으나, 최근 팔꿈치 피로골절을 겪으면서 NC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일부 KBO 스카우트는 해당 부위가 예후가 위험한 곳은 아니어서 걱정하지 않았지만, 스태미나가 강점이었던 선수인 만큼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또한 투구 메커니즘을 이유로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보는 시선도 있어 뒷순위 선수들이 대안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야수 1순위로 여겨지는 유신고 3루수 신재인(18)이다. 잠재력만큼은 이미 1학년 시절부터 강백호(26·KT 위즈)에 비견되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았던 것으로 입증된다. 준수한 선구안과 콘택트에 KBO리그에서 30홈런도 기대되는 파워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주력도 홈에서 1루까지 4.3~4.4초로 나쁘지 않다. 어깨는 3루수를 보기에 충분하지만 아직 미숙한 수비까지, 고교 선배 최정(38·SSG 랜더스)의 지명 당시가 연상된다는 평이 많다.
올해 야수 중 가장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받고 있지만, 그의 지명 순위 예상은 꽤 다채롭다. 육성에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신재인은 올해 겨울까지 타이밍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꽤 기나긴 슬럼프에 빠졌다. 황금사자기 무렵부터 차츰 본인의 스윙을 찾았고 6월 고교-대학 올스타전이 돼서야 KBO 스카우트들도 미소를 지었다.
KBO 구단 관계자 A는 "신재인은 즉시전력감으로 보기 어려운 선수다. 수비에서 아직 스텝 등 프로 레벨이 아니라는 평가가 있다. 타격 메커니즘에서도 기술적으로 조금 더 다듬어야 하는 부분이 있어 당장 성적을 내야 하는 팀으로서는 선택이 망설여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야수 3인방 유신고 중견수 오재원(18), 전주고 유격수 박한결(18), 인천고 3루수 김지석(18)의 행선지도 관심사다. 올해 KBO 신인드래프트는 유독 1학년 때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으나,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야수 유망주들이 많다.
또 다른 KBO 구단 스카우트 B는 "올해는 갑자기 성장한 선수들이 드문 해였다. U-18 청소년 대표팀까지 봐도 툭 튀어나온 선수가 없었다"며 "야수는 신재인, 오재원, 박한결이 1라운드 후보군이다. 거기에 한 명 더 가능성이 있다면 김지석인데, 개인적으로 야수 2번이 누가 될지 흥미로운 드래프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재원은 경쟁자들과 비교해 기대대로 착실하게 성장한 유망주에 속한다. 홈에서 1루까지 약 4.1초 만에 도달하는 폭발적인 스피드가 강점으로 수비와 주루 센스가 매력적인 선수로, 3학년 들어서는 타격에서도 진일보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빠른 발을 바탕으로 한 넓은 수비 범위와 어깨 그리고 뛰어난 타구 판단을 지니고 있어, 유격수 못지않게 중견수 자원에 목마른 KBO 구단들로서는 쉽게 지나치기 어려운 선수다. 그 결과 지난해 청소년 대표팀에 2학년으로는 유일하게 선발됐고, 올해는 청소년 대표팀 주장까지 맡아 최근 끝난 세계 월드컵에서 한국의 4위를 이끌었다. 실제로 그 매력에 오재원을 야수 1순위로 꼽는 KBO 구단도 있었다.
우완 투수 지명이 무난한 상황에서 각 구단이 팀에 필요한 자원을 전략적으로 선택할지도 관심사다. 톱15 외에 이호범(18), 박지성(18·이상 서울고), 김상호(19·서울컨벤션고), 정다훈(19·청주고), 박정민(22·한일장신대), 장찬희(18·경남고), 김요엘(18·휘문고), 이태양(18·인천고) 등이 3라운드 내로 지명될 만한 우완으로 꼽힌다.
하지만 좌완과 포수는 이견 없이 한 명의 이름이 가장 먼저 거론된다. 용인시 야구단의 최요한(18)과 원주고 포수 이희성(18)으로, 올해 유독 좋지 않다고 평가되는 좌완과 포수 풀에서 3라운드 내에 지명할 선수로 여겨진다. 또한 두 사람은 올해 드라마틱하게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린 선수들이다.
최요한은 구대성, 송진우를 연상시키는 투구 폼에서 나오는 디셉션(숨김 동작)과 준수한 제구력으로 상대하기 까다로운 좌완으로 평가받는다. 부원이 25명도 채 되지 않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뛰어난 경기 운영과 스태미나로 팀을 이끌었고, 직구 구속도 최고 시속 146㎞까지 끌어올려 1라운드 지명도 가능하다는 호평을 받았다. KBO 구단 관계자 A는 "올해는 최요한이 좌완 중 가장 좋다. 다른 좌완들과도 격차가 조금 있다. 다른 때라면 1라운드 지명이 어려울 수 있으나, 올해는 2라운드까지 떨어지길 기다리다가 뽑기 어려울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희성은 KBSA 기준 키 186㎝, 몸무게 90㎏의 건장한 체격에 최고 1.82초, 평균 1.86초에 달하는 2루 팝 타임에서 보이듯 강한 어깨가 매력적인 포수다. KBO 스카우트 C는 "이희성이 올해 포수 중 톱이라고 생각한다. 어깨가 강한 것도 강한 것인데 송구가 정확하다. 또 포수 리드나 블로킹도 고교 수준에서 나무랄 데 없다. 타격에서도 장타를 칠 줄 알아 성장이 기대되는 선수"고 전했다. KBO 스카우트 B 역시 "이희성이 3라운드 내로 지명될 것 같다. 올해 포수 자원이 좋지 않은데 포수가 필요한 팀은 빠르게 잡을 것 같다"고 눈여겨봤다.
그밖에 세광고 김요셉(18)과 경북고 권현규(18)는 각기 다른 매력의 유격수 자원으로 분류된다. 김요셉은 KBSA 기준 키 189㎝ 몸무게 80㎏의 건장한 체격에도 민첩한 몸놀림을 지니고 있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반대로 권현규는 키 180㎝ 몸무게 76㎏으로 체구는 작지만, 올해 신인드래프트 대상자 중 가장 프로에 근접한 유격수 수비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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