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 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7타자 연속 4사구를 허용한 LG 트윈스. 사령탑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염경엽(57) LG 감독은 25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를 앞두고 "안타깝고 화가 나더라. 나와 감독의 잘못"이라고 전날 게임에 대해 얘기했다.
앞서 LG는 24일 창원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원정경기에서 5-10으로 패배했다. 이로 인해 LG는 정규리그 우승 매직넘버 5에서 줄이지 못했다.
6회초까지 LG는 접전 속에서 앞서나가고 있었다. 2-3으로 뒤지던 5회초 폭투와 희생플라이 4-3역전에 성공했고, 다음 이닝 공격에서 오지환 타석의 폭투로 한 점을 얻으며 5-3으로 달아났다. 불펜이 남은 이닝을 잘 지키면 이길 수도 있었다.
그러나 6회말 악몽이 시작됐다. 2사 1, 3루 상황에서 LG가 이정용에서 함덕주로 투수를 바꿨는데, 박건우의 볼넷으로 만루가 됐다. 이어 맷 데이비슨과 이우성에게 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5-5 동점이 됐다.
LG는 투수를 부랴부랴 백승현으로 바꿨지만, 김휘집의 볼넷과 서호철의 사구가 나와 2점이 더 들어왔다. 이어 6회말에만 4번째 투수인 이지강이 나왔으나 김형준의 스트레이트 볼넷과 도태훈의 몸에 맞는 볼로 또 실점했다.
권희동이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기 전까지 3번 박건우부터 9번 도태훈까지 7연속 4사구로 내보냈고, 4번 데이비슨부터 6연속 밀어내기를 허용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7타자 연속 4사구와 6타자 연속 밀어내기는 모두 KBO 역대 최초 기록이다.
다음날 취재진과 만난 염 감독은 "3년 동안 그렇게 키우려고 했는데, 그 상황에서 스트라이크를 못 던진다는 건 우리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선수들도 생각해야 한다. 3년이 지나면 젊은 사람이 오면 나에게 오는 기회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야 하는데, 그걸 모르고 넘어가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타깝고 속상했다. 그동안 투자했던 시간들에 화가 났다. 그래서 어제 저녁에 화가 더 났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백승현과 이지강에 대해 "경험을 많이 가진 선수인데, 맞는 거야 맞을 수 있지만 스트라이크를 못 던진다는 게 화가 엄청 난다"고 언급했다.
다만 선수들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주진 않았다. 염 감독은 "거기서 메시지를 주면 경험 없는 선수들이 입스(yips)가 올 수 있다. 많이 벗어나게 던진 건 아직 멘탈이 되지 않았다는 건데 거기서 뭐라고 하면 입스가 온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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