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가 시즌 54호 포로 141년 전통의 구단 역사에 또 한 번 이름을 남길 준비를 마쳤다. 이렇듯 기록적인 홈런 페이스에도 메이저리그(ML) 홈런왕은커녕 내셔널리그(NL) 홈런 1위도 불투명하다.
오타니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위치한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2025 미국 메이저리그 프로야구(MLB) 정규시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방문 경기에서 1번 및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삼진 1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다저스가 6-0으로 앞선 4회초 1사 3루였다. 오타니는 애리조나 우완 나빌 크리스맷의 3구째 체인지업을 크게 퍼 올려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406피트(약 124m), 타구 속도 시속 102.3마일(약 164.6㎞)의 시즌 54호 포.
다저스는 선발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6이닝 4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 피칭과 장·단 11안타를 몰아친 타선을 앞세워 애리조나에 8-0으로 승리했다. 그러면서 90승 69패로 남은 3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확정했다. 대주자로 나온 김혜성은 1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안타는 기록하지 못했으나, 프로 첫 우승을 경험했다.
이로써 오타니의 시즌 성적은 156경기 타율 0.280(603타수 169안타) 54홈런 101타점 144득점 19도루, 출루율 0.391 장타율 0.619 OPS(출루율+장타율) 1.010이 됐다.
54홈런은 지난해 오타니가 작성한 다저스 구단 한 시즌 최다 홈런 타이기록이다. 지난해 오타니는 2001년 션 그린의 49홈런을 넘어 54홈런으로 1884년부터 이어진 다저스 역사를 새로 썼다. 그 기록을 이날 다시 작성하면서 오타니는 54홈런을 2년 연속 쏘아 올린 최초의 다저스 선수가 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오타니가 다저스에서 보낸 첫 두 시즌에서 108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는데, 이는 프랜차이즈 첫 두 시즌 동안 기록한 홈런 수 중 3번째로 많은 기록이다. 1920~1921년 베이브 루스가 뉴욕 양키스 이적 후 첫 두 시즌에 113개, 2001~2002년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109개를 마크했다"고 설명했다.
오타니의 개인 4번째 MVP이자, 2년 연속 내셔널리그 MVP가 유력하다. 오타니는 올해 6월 투수로도 복귀해 14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2.87, 47이닝 62탈삼진의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2년 연속 내셔널리그 홈런왕은 불발되는 모양새다. 26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오타니는 카일 슈와버(필라델피아 필리스)의 56홈런보다 두 개 모자라다. 오타니와 슈와버 모두 3경기씩 남겨둔 가운데 2개 차를 뒤집기는 어렵다.
메이저리그 홈런 전체 1위도 불가능한 모양새다. 시애틀 매리너스 포수 칼 랄리가 60홈런으로 오타니에 6개 앞서 있다. 이미 메이저리그 포수 최초 단일 시즌 60홈런의 대기록을 세운 랄리는 27일부터 홈에서 다저스와 오타니를 상대로 1위 굳히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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