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승골은 물론, 승리 소감도 미쳤다. 대한민국 공격수 오현규(24·KRC헹크)가 화끈한 입담을 과시했다.
오현규는 26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아이브록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 유로파리그(UEL) 리그 페이즈 1차전 레인저스와 원정경기에서 선발로 출전, 후반 10분 결승골을 터뜨려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 경기였다. 이날 오현규는 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 기회를 잡았으나, 슈팅이 상대 골키퍼 잭 버틀랜드의 선방에 막혀 고개를 숙였다. 잉글랜드 대표팀 출신 버틀랜드는 최근 6차례 중 5번이나 페널티킥을 막아내는 위력을 발휘했다. 오현규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오현규는 포기하지 않고 선제골을 뽑아냈다. 후반 10분 팀 역습 찬스에서 오현규는 팀 동료 자르네 스튜커스의 스루 패스를 정확한 왼발 슈팅을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자신의 페널티킥 실축을 만회하는 득점이었다. 또 헹크는 막판까지 상대 공격을 막아내 1-0으로 승리했다. 오현규의 득점도 결승골이 됐다.
오현규는 득점에 성공한 뒤 상의를 벗어던지는 폭발적인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옐로카드를 받기는 했으나 오현규가 얼마나 기뻐했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 경기가 끝난 뒤에는 오현규는 당찬 승리 소감까지 남겼다. 벨기에 언론 HLN에 따르면 오현규는 "전반은 너무 힘들었다"면서도 "그래도 득점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동료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페널티킥 키커와 관련해) 망설이지 않았다. 스스로를 믿어야 한다. 나는 공격수고 그게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올해 여름 오현규는 슈투트가르트(독일)로 향할 뻔 했다. 하지만 빅리그 입성을 앞두고 이적이 불발됐다. 슈투트가르트가 오현규의 이적료를 깎기 위해 메디컬 테스트에서 몸상태를 걸고 넘어졌고, 결국 헹크도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오현규는 인터뷰를 통해 실망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겠다는 강인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오현규는 지난 9월 A매치 멕시코와 평가전에서 환상적인 골을 터뜨렸다. 이번 UEL 경기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했다. 또 세리머니를 통해 감정을 터뜨렸다.
오현규는 "골을 넣고 나니 모든 것이 터져 나왔다. 너무 감정적이었고 지금도 울 것 같다. 슈투트가르트 이적 문제는 지금도 마음 속에 남아있다. 또 전 소속팀이 셀틱(스코틀랜드)이어서 레인저스(셀틱의 라이벌)를 상대로 골을 넣은 건 굉장히 특별했다"고 설명했다.
또 상의탈의 세리머니로 옐로카드를 받은 것에 대해선 "벌금이야 내면 된다. 1000유로(약 170만 원)든, 2000유로(약 330만 원)든, 4000유로(약 700만 원)든 내겠다"고 말했다.
매체는 "오현규는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토르스텐 핑크 감독은 오현규에게 신뢰를 보냈으나, 지금까지 순탄치 않았다. 특히 슈투트가르트 이적이 무산되기도 했다. 이런 일들은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면서 "오현규는 경기 전 셀틱 출신으로 레인저스전에서 꼭 골을 넣고 싶다고 했다. 그 열망은 너무나 간절하다 못해 지나칠 정도였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오현규는 결국 골을 만들어냈다"면서 "오현규는 포효했다. 그는 유니폼을 벗어던지며 자신의 등번호를 팬들에게 보여줬다. 옐로카드를 감수할 만했다. 좀처럼 보기 힘든 폭발적인 감정 분출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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