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브라질·파라과이와의 국내 A매치 평가전에 나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이 발표된다. 전반적으로 지난 미국·멕시코전 명단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부상으로 제외됐던 선수들이 복귀하고 최근 기회를 받지 못하던 선수들이 제외되는 등 일부 변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홍명보호 소집마다 대부분 있었던 '깜짝 발탁'이 또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홍명보 감독은 29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팀 명단을 발표한다. 이달 7일과 10일 미국·멕시코 원정 평가전을 치른 데 이어 한 달 만에 다시 구성되는 축구 대표팀 명단이다.
한 달 간격으로 평가전이 열리는 만큼 9월 명단과 비교하면 대대적인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미국을 2-0으로 꺾고 멕시코와 2-2로 비기는 등 좋은 결과도 얻었던 터라 그 연장선에서 이번 명단이 구성될 가능성이 크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마치고 국내 팬들 앞에서 치르는 첫 평가전인 데다 상대가 브라질과 파라과이 등 만만치 않은 팀들이라는 점, 여전히 FIFA 랭킹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파격적인 실험에 무게를 두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조현우(울산 HD)와 김승규(FC도쿄), 송범근(전북 현대)이 포진했던 골키퍼나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과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 이명재, 김문환(이상 대전하나시티즌)이 뽑힌 풀백 진용은 큰 변화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 그나마 최근 K리그에서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베테랑 김진수(FC서울)의 대표팀 재발탁 여부 정도에 관심이 쏠린다. 만약 김진수가 재승선하면 지난해 6월 김도훈 임시 감독 체제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공교롭게도 김진수는 홍명보 감독 부임과 동시에 대표팀과 멀어진 상태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중심이 된 중앙 수비진엔 소폭 변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홍 감독이 최근 스리백 전술을 가동하기 시작하면서 대표팀 부름을 받는 센터백 자원들도 많아졌다. 9월에는 이한범(미트윌란)과 김주성(산프레체 히로시마), 김태현(가시마 앤틀러스), 변준수(광주FC), 박진섭(전북)이 수비 자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변준수나 박진섭은 9월 원정 평가전에서 출전 기회를 얻진 못했다. 대신 부상에서 회복한 조유민(샤르자FC)이 대표팀에 복귀하고, 독일 2.분데스리가에서 주전으로 활약 중인 김지수(카이저슬라우테른)가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중원에는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와 김진규(전북), 백승호(버밍엄 시티) 등 9월 멤버가 주축을 이룰 전망이다. 박용우(알아인)는 소속팀에서 당한 부상 여파로 이번 명단에선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대신 지난 3월과 6월 홍 감독의 부름을 받았던 원두재(코르파칸)가 재부름을 받을 수도 있다. 9월 대체 발탁됐던 서민우(강원FC)나 박진섭이 다시 기회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중원의 핵심인 황인범(페예노르트)의 발탁 여부는 홍명보 감독에겐 큰 고민일 수 있다. 최근 부상에서 회복했으나 지난 주말 흐로닝언전에서 단 1분만 소화하는 등 몸 상태가 완전히 올라왔다고 보기엔 어려움이 있다. 한 달 넘게 소속팀 경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만큼, 선수 보호 차원에서 한 템포 더 쉬어갈 타이밍을 줄 가능성도 있다.
최전방과 2선 공격 자원은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을 비롯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이동경(김천 상무) 오현규(KRC 헹크) 등이 변함없이 대표팀 기회를 받을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소속팀에서 꾸준히 기회를 받고 있는 황희찬(울버햄프턴)이 다시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9월 명단에 소집된 뒤 부상으로 중도 하차했던 이재성(마인츠05)도 최근 소속팀 복귀와 맞물려 다시 대표팀에 승선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표팀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고 보기 어려운 자원들은 변화 가능성이 있다. 미국 원정 특수성을 고려해 소집 기회를 받았던 정상빈(세인트루이스 시티)이나 소속팀에서 꾸준히 출전은 하되 공격 포인트는 적은 배준호(스토크 시티) 등이 계속 시험대에 오를지는 미지수다. 오현규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데다 손흥민이 소속팀에서 원톱으로 활약하고 있다는 점, 최근 A매치 6경기에서 단 1경기 교체로만 출전하는 데 그쳤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장신 공격수 오세훈(마치다 젤비아)에게 기회가 또 돌아갈지도 매우 불투명하다.
대신 K리그 득점 3위 이호재(포항 스틸러스)나 최근 부상 회복 후 컨디션이 좋은 엄원상(울산) 등이 다시 태극마크를 달 가능성이 있다. 스페인 2부 무대에서 7경기 2골 3도움을 기록 중인 2006년생 김민수(FC안도라)의 깜짝 발탁 여부도 관심사다. 앞서 카스트로프의 A대표팀 발탁이 처음 논의됐을 당시 소속 리그도 독일 2부였다는 점에서 스페인 2부에서 뛰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 될 수는 없다. 무릎 수술 이후 합병증으로 1년 넘게 재활했던 조규성(미트윌란)의 기적 같은 스토리가 1년 반 만의 국가대표 복귀로까지 이어질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조규성은 최근 복귀 후 2경기 연속골에 최근엔 선발로 출전까지 하는 등 컨디션이 많이 올라온 상태다.
앞서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 소집 발표 때마다 '깜짝 발탁'을 통해 대표팀 내부에 경쟁의 바람을 불어넣은 바 있다. 당장 9월에는 카스트로프를 처음 발탁하고 정상빈에게도 무려 4년 3개월 만에 대표팀 재승선 기회를 줬다. 지난 6월엔 전진우(전북)를 처음 발탁했고, 그보다 앞선 3월엔 김동헌(인천 유나이티드)과 조현택(울산·이상 당시 김천 상무)을 처음 발탁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이태석이나 이현주(아로카·당시 하노버96) 등도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처음 시험대에 올랐던 자원들이다.
홍명보호는 내달 6일 국내에서 소집된 뒤 훈련을 이어가다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브라질과, 14일 오후 8시 같은 장소에서 파라과이와 차례로 평가전을 치른다. FIFA 랭킹은 브라질이 6위, 파라과이는 37위(한국 23위)다. 두 팀 모두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남미 예선을 통과한 팀들이다. 브라질과 역대 전적은 한국이 1승 7패로 열세다. 지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에서 1-4로 패배한 게 가장 최근 맞대결이다. 파라과이와는 2승 4무 1패로 한국이 근소하게 앞선다. 최근 맞대결은 2022년 6월 국내 평가전 당시 2-2 무승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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