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성(26·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MLB) 데뷔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짜릿한 홈런포로 레전드의 마지막 가는 길을 승리로 장식했다.
LA 다저스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T-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2025 미국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6-1로 승리를 거뒀다.
이미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확정한 다저스는 이로써 정규시즌을 93승 69패(승률 0.574)로 마감하게 됐다. 다저스는 다음달 1일부터 신시내티 레즈와 2025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3전 2선승제)를 치른다.
이날 경기는 다저스의 살아있는 전설 클레이튼 커쇼(37)의 커리어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등판이었다. 지난 19일 전격 은퇴를 선언한 그는 20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홈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고, 이어 시즌 최종전에서 선발투수로 올라갔다.
그리고 이날 커쇼의 도우미로 나선 선수가 바로 김혜성이었다. 그는 이날 8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첫 타석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2회초 0-0으로 맞서던 다저스는 선두타자 마이클 콘포토가 볼넷으로 살아나갔다. 앤디 파헤스와 키케 에르난데스가 범타로 물러났지만, 김혜성은 달랐다. 그는 시애틀 선발 브라이스 밀러의 3구째 몸쪽 패스트볼을 공략,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2점 홈런을 터트렸다.
이는 김혜성의 시즌 3호 홈런으로, 지난 6월 1일 뉴욕 양키스전 이후 무려 120일 만에 나온 대포였다. 비거리는 409피트(약 124.6m), 타구속도는 101.6마일(약 163.5km)로, 발사각 31도로 비행해 그대로 외야 관중석에 꽂혔다.
김혜성은 이후 세 타석에서는 삼진 하나를 포함해 모두 범타로 물러나 4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그래도 김혜성의 홈런으로 만든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면서 다저스는 승리를 따냈고, 자연히 이 홈런은 결승타가 됐다.
이렇게 되며 김혜성은 올해 정규시즌을 71경기 출전, 타율 0.280(161타수 45안타), 3홈런 17타점 19득점, 13도루(1실패), 출루율 0.314 장타율 0.385, OPS 0.699의 기록으로 마치게 됐다. 타격 적응 문제로 개막 엔트리 합류에 실패했지만 5월 초 콜업됐고, 이후 2루수와 유격수, 중견수를 거치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김혜성의 홈런으로 커쇼는 통산 223번째 승리를 따내며 화려하게 커리어를 마감했다. 이날 커쇼는 6회 1사 후 마운드를 내려가기 전까지 5⅓이닝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쾌투를 펼쳤다. 동료 프레디 프리먼이 투수 교체를 위해 올라온 후 그는 김혜성을 비롯한 동료들과 진한 포옹을 나눴고, 시애틀 팬들도 박수로 레전드를 보냈다.
200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커쇼는 18년 동안 다저스 한 팀에서만 뛰며 223승 96패 평균자책점 2.53, 2855⅓이닝 3052탈삼진 713볼넷, 피안타율 0.211,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02, MVP 1회(2014년), 사이영상 3회(2011, 2013~2014년), 올스타 11회 등 화려한 커리어를 남긴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다만 다저스가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한다면 다시 그의 투구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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