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게 메이저리그(MLB) 두 번째 시즌은 만족과 아쉬움이 공존했다. 시행착오를 겪었고 자신감도 얻었다. 내년엔 날아오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정후는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많은 팬들의 환호 속에 입국장에 나타났다. 뉴시스에 따르면 이정후는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올해처럼 기복이 심했던 시즌이 또 있을까 싶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1586억원) 초대형 계약을 맺었으나 데뷔 시즌 어깨 수술을 받고 37경기 출전에 그친 이정후는 올 시즌 그는 15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6(550타수 149안타) 8홈런 55타점 73득점 10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34의 성적을 써냈다.
특히 타율은 팀 내 1위, 12개의 3루타는 역대 아시아 선수 시즌 최다 기록이자 MLB 전체 3위, 내셔널리그 2위에 올랐다.
이정후는 "구단과 올 시즌에 돌입하기 전 150경기 출전을 목표로 잡았다. 올해 150경기를 다 채울 수 있어서 기쁘다"며 "기록적으로 크게 만족스러운 부분은 없지만, 부상 없이 건강하게 150경기를 뛰었다는 점이 만족스럽다"고 한 시즌을 돌아봤다.
4월까지는 타율 0.319 맹타를 휘둘렀고 현지에서도 올스타 후보 중 하나로 꼽혔다. 그러나 5월과 6월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6월 타율은 0.143에 그쳤다.
이정후 또한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 KBO리그와 지난해 MLB 진출 후에도 전혀 겪어보지 못한 수준의 슬럼프였다. 그러나 8월 타율 0.300, 9월 0.315로 반등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정후는 "'아 이러다 정말 1할대까지 내려가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에 스스로에게 압박을 줬다"며 "(부진할 당시엔) 한 타석만 못 치더라도 크게 와닿았다. 심리적으로 쫓기는 부분도 많았고, 상대 투수와 싸운다기보다는 결과를 내는 데 급급했다"고 돌아봤다.
변화구 공략이 쉽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빠른 공 대처가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사실 변화구 대응이 더 중요하다는 걸 이번에 깨달았다. 한국에선 볼 수 없는 변화구들이 많이 날라왔다"며 "직구는 빠르더라도 많이 보면 눈에 익는데, 변화구는 그렇지 않았다. 한국에선 시속 152㎞ 체인지업을 본 적이 없었는데, MLB에선 직구 스피드인데 변화구가 들어오니까 그 부분에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조력자들도 있었다. 이정후는 "힘들었지만, 구단과 팀 동료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 '이대로 시즌을 끝내고 싶지 않다'는 일념 하나로 시즌 중에도 훈련에 매진했다. 그 훈련들 덕분에 조금 (성적이) 올라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한 노력 속에 8월 타율 0.300, 9월 0.315로 반등에 성공했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정후는 "뜨겁게 시작했는데 그만큼 뜨겁게 끝내지는 못했다. 그래도 처음에 좋았던 부분도 남이 아닌 내가 낸 성적이기 때문에 열심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을 그곳에서 찾았다"고 말했다.
이토록 커다란 시행착오를 겪은 적은 없었다. 이정후는 "한 번 무너졌지만, 거기서 더 추락하지 않고 치고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앞으로 언제까지 야구를 할진 모르겠지만, 올해가 정말 중요한 한 해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오히려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대목이다. "작년에 비해서 미국 생활에 적응도 많이 했고, 선수들하고도 많이 친해졌다. 구단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완전히 파악했다. 내년엔 더 좋은 성적을 내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했다.
이어 "아픈데 없이 한 시즌을 치른 상태에서 맞이하는 비시즌이기 때문에 준비 잘해서 내년엔 더 달라지고 잘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