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20세 이하(U-20) 축구 대표팀이 2025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내몰렸다. 상대 퇴장으로 수적 우위 속 후반전을 치르고도 끝내 골을 넣지 못한 채 파라과이와 득점 없이 비긴 여파다.
이창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일 오전 8시(한국시간) 칠레 발파라이소의 에스타디오 엘리아스 피게로아 브란데르에서 열린 2025 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파라과이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앞서 1차전에서 우크라이나에 1-2로 졌던 한국은 조별리그 2경기에서 승점 1(1무 1패)에 그치며 조 최하위에 머물렀다. 최종전 파나마(승점 1)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16강 진출 가능성을 따져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이번 대회는 각 조 1·2위, 그리고 6개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상위 4개 팀이 16강 토너먼트에 오른다.
이날 한국은 전반 추가시간 이번 대회에 처음 도입된 FVS(Football Video Support)를 활용, 상대 퇴장을 이끌어내며 후반전 내내 수적 우위 속 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후반전에서도 끝내 균형을 깨트리지 못한 한국은 결국 개막 2경기째 무승에 그치게 됐다. 16강 진출 여부가 걸린 최종전 파나마전은 오는 4일 오전 5시에 열린다.
한국은 김현오(대전하나시티즌)와 김태원(포르티모넨스)이 최전방에 나서고, 김현민(부산 아이파크)과 최병욱(제주 SK)이 양 측면에 포진했다. 손승민(대구FC)과 정마호(충남아산)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고, 배현서(FC서울)와 신민하(강원FC), 함선우(화성FC), 이건희(수원 삼성)가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골키퍼는 홍성민(포항 스틸러스).
전반전엔 이렇다 할 공격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볼 점유율은 높았으나 정작 상대 진영에서 공격 기회가 번번이 끊겼다. 전반 24분 역습 상황에서 최병욱이 수비 뒷공간을 완전히 허물고 기회를 만드는 듯했으나, 이마저도 상대의 파울에 끊기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오히려 실점 위기가 여러 차례 있었다. 전반 15분 상대 중거리 슈팅은 홍성민 골키퍼가 쳐냈다. 전반 28분 코너킥 상황에선 상대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살짝 벗어나거나, 헤더에 이은 슈팅이 수비수에 맞거나 골대를 외면하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반 내내 고전하던 한국은 전반 추가시간 수적 우위를 점했다. 측면에서 치열한 볼 경합이 이뤄진 뒤 넘어진 엔소 곤살레스가 김현오의 종아리를 발로 찼다. 주심은 당초 곤살레스에게 경고를 줬으나, 한국 벤치에서는 이를 퇴장성 파울로 보고 FVS를 신청했다.
FVS는 남자부 대회에선 이번 대회에 처음 도입된 제도로, 양 팀 벤치에서 비디오 판독을 두 차례 요청할 수 있다. 비디오 판독에도 원심이 유지되면 기회가 한 차례 소멸되지만, 번복될 경우 기회가 유지된다. 심판진이 자체적으로 판단해 비디오 판독을 하고 각 벤치에는 요청 권한이 없는 기존 비디오 판독 시스템과 달리, FVS는 심판진 자체 판단에 따른 비디오 판독은 이뤄지지 않고 벤치 요청에 의해서만 비디오 판독이 이뤄진다.
이창원 감독의 FVS 신청에 주심은 직접 비디오 화면을 통해 당시 장면을 재확인했다. 공과 상관없는 상황에서 곤살레스가 김현오의 종아리 부위를 발로 찬 모습이 포착됐고, 주심은 곤살레스에게 줬던 경고를 취소하고 퇴장으로 정정했다. 덕분에 한국은 후반전을 11대10의 싸움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전반 슈팅이 단 1개도 없었던 한국은 수적 우위를 점한 후반 초반 거세게 상대를 몰아쳤다. 후반 2분 정마호의 논스톱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고, 코너킥 이후 흐른 공을 손승민이 슈팅으로 연결했다. 슈팅은 다만 번번이 골대를 외면했다.
후반 7분엔 결정적인 득점 기회마저도 놓쳤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교체 투입된 김명준(KRC헹크)이 헤더로 연결했다. 다만 김명준의 헤더는 골키퍼 발에 맞고 튀어 올랐다. 김명준이 재차 헤더로 연결하려 달려들었으나 골키퍼가 재차 쳐내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초반 기회를 살리지 못한 한국은 페널티킥 위기를 맞았다. 수비 상황에서 상대의 슈팅이 한국 수비수 팔에 맞았다. 이번엔 파라과이 벤치에서 FVS를 요청했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을 거쳐 '노 페널티' 판정이 유지됐다.
한국은 후반 22분 골키퍼 홍성민 대신 공시현(전북 현대)을 투입하고, 김현민 대신 최승구(인천 유나이티드)를 투입하는 교체카드를 꺼냈다. 이후 거듭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다. 다만 김명준이 찬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김태원의 왼발 슈팅마저 골대를 살짝 벗어나는 등 좀처럼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경기가 후반부로 향할수록 파라과이는 점차 수비에 무게를 두면서 경기를 치렀다. 반면 한국은 수적 우위 속 상대 빈틈을 찾으려 애썼으나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한 채 거듭 아쉬움만 삼켰다. 한국은 7분이나 추가시간 내내 공세를 이어갔으나, 기다리던 단 한 골이 끝내 터지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다. 후반전 내내 11대10의 싸움을 펼친 한국 입장에선 허망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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