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김경문(67) 감독이 직전 경기 패전 투수가 된 마무리 김서현(22)을 감쌌다. 그러면서 최근 도를 지나친 팬들의 행동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경문 감독은 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릴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KT 위즈와 방문 경기를 앞두고 1일 인천 SSG 랜더스전을 복기했다.
앞선 1일 한화는 9회말 2사까지 5-2로 앞서다가 마무리 김서현이 현원회에게 좌월 2점 홈런, 신인 이율예에게 끝내기 투런포를 맞아 5-6으로 역전패했다. 그러면서 1위 타이브레이커 가능성이 사라지고, 정규시즌 2위를 확정했다.
비록 33년 만의 정규시즌 1위는 놓쳤지만, 올해 한화는 2018년 이후 7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3년 연속 10위(2020~2022년), 2023년 9위, 2024년 8위를 지나 올해는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1위팀을 압박하는 강팀으로 돌변했다. 18년 만에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한 건 덤이다. '막판에 아쉽게 지긴 했지만, 큰 성과가 있는 시즌이었다'라는 취재진의 말에 김경문 감독은 "그렇게 생각해 주시는 팬들이 있다면 고마운 일"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1일 경기 패배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일부 한화 팬들의 비난 수위가 높았다. 이에 대해서는 사령탑이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이에 김경문 감독은 "내가 6년 만에 현장으로 돌아와서 보니 팬분들 말씀이 (때론) 너무 과격한 말들이 많다. 팬들이 많이 늘어난 건 감사한 일이지만, 어떤 말은 너무 심하다는 생각도 든다. 감독이나 선수나 신은 아니다.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데 결과가 나쁘다 해서 너무 심한 말은 자제해주셨으면 좋겠다. 내 생각은 그렇다"고 입장을 확실히 했다.
특히 직접적인 당사자가 됐던 김서현에 대한 맹비난에 자제를 당부했다. 프로 3년 차인 김서현은 올해 첫 풀타임 마무리를 뛰었음에도 69경기 2승 4패 2홀드 33세이브, 평균자책점 3.14, 66이닝 71탈삼진으로 한화 구단 최다 세이브 기록을 경신했다.
김경문 감독은 "(1일 경기로) 김서현에게 뭐라 하는 팬분들이 있다. 하지만 (김)서현이가 마무리로 뛰지 않았다면 올해 우리는 이 정도 성적을 내지 못했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감독으로서 김서현은 언젠가 저 마운드에서 한국시리즈 7차전에 한화를 우승으로 만들 투수라 생각한다. (이번 패배가) 타이밍이 조금 아쉬웠을 수는 있어도 선수라면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다. 어느 선수나 처음부터 무조건 잘 하고 이길 수는 없다. 아픔을 겪어봐야 한다. 김서현이 이번 경험을 통해 조금 더 강해져서 우리 한화를 우승으로 이끌었으면 한다"고 믿음을 내보였다.
이날 한화는 이원석(중견수)-권광민(1루수)-최인호(좌익수)-노시환(3루수)-이진영(지명타자)-이도윤(유격수)-김태연(우익수)-허인서(포수)-황영묵(2루수)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박준영.
이에 맞선 KT는 허경민(3루수)-김민혁(좌익수)-안현민(우익수)-강백호(지명타자)-황재균(1루수)-장성우(포수)-앤드류 스티븐슨(중견수)-김상수(2루수)-장준원(유격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오원석.
그에 앞서 박준영을 1군 엔트리에 올리고 류현진을 말소했다. 이미 2위를 확정해 주축 선수들을 쉴 수 있도록 했다. 김경문 감독은 "오늘은 편안하게 하려고 한다. (오늘 선발로 나가는 선수들은) 그동안 팀을 위해 뒤에서 많이 희생한 선수들이다. 포스트시즌도 엔트리도 나와야 하니, 이 선수들이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는지 보고 어떻게 기용할지 생각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준영은 체격도 크고 올해보다 내년에 한화가 조금 더 기대하는 투수다. 노시환은 우리 팀에서 다년 계약도 할 선수다. 모든 경기와 수비를 그렇게 소화한다는 건 젊을 때나 하는 것이지, 가면 갈수록 힘들어진다. 지금까지 잘 뛰었으니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한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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