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야말로 인간승리다. K리그 득점왕 출신 유병수(37·화성FC)가 혈액암 투병을 이겨내고 감동의 복귀를 이뤄냈다.
유병수는 지난 4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32라운드 인천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 교체로 출전, 무려 14년 만에 K리그 그라운드를 누볐다.
꿈이 이뤄진 순간이었다. 홍익대 출신 공격수 유병수는 지난 2009년 K리그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했다. 프로 무대에선 곧바로 특급 활약을 펼쳤다. 유병수는 데뷔 첫 시즌부터 12골을 몰아쳤고, 이듬해엔 무려 22골을 넣으며 K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그해 태극마크까지 달고 A매치 3경기도 뛰었다.
이후 유병수는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태국 리그 등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지난 해에는 화성에 재입단해 한국 무대로 돌아왔다.
하지만 유병수는 화성 입단을 위해 메디컬 테스트를 받던 도중 비활동성 결핵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고 CT와 조직검사를 진행했다. 결과가 안 좋았다. 유병수는 혈액암(림프종)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유병수는 포기하지 않았다. 고된 항암치료를 여섯 차례나 받는 등 힘겨운 투병 생활을 이어갔는데도 그라운드 복귀를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앞서 유병수는 지난 8월 자신의 SNS를 통해 "6차 항암치료를 무사히 마치고 회복 훈련을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났다"며 "3개월에 한 번씩 두 번이나 추적검사를 했는데, 암은 모두 사라진 상태고 회복도 너무 되고 있다며 교수님께서 많이 놀라셨다. 6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몸을 회복하고 다시 치료하기 전 몸 상태로 만들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다"고 근황을 전했다.
또 유병수는 "평생 선수로서 최선을 다해 몸 관리를 하고 운동했지만, 여섯 번의 항암치료 후 바닥까지 내려온 면역력 때문에 난생처음 최악의 컨디션을 느꼈다"며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절실한 마음으로 이를 악물고 완전 회복만을 목표로 훈련에 임했다. 나이도 그렇고 예상치 못한 항암 탓에 언제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이번 시즌 단 1분이라도 뛰고 싶다는 마음가짐으로 몸 상태를 준비하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마침내 유병수는 전 소속팀 인천을 상대로 후반 35분 교체 출전해 선수 복귀라는 꿈을 이뤄냈다. 화성 홈팬들도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인천 원정 팬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날 유병수는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으나 모처럼 그라운드 이곳저곳을 누볐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확성기를 들고 화성 팬들 앞에 서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화성 구단 역시 구단 SNS를 통해 "5200일 만에 K리그 무대에 복귀한 우리의 레전드"라며 유병수의 복귀를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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