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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새로 썼지만, 김광현은 되지 못했다' 완벽했던 김건우, 4회에 무슨 일이? [인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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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안호근 기자
SSG 김건우(가운데)가 11일 삼성과 준PO 2차전에서 4회말 안타를 내주자 경헌호 코치(오른쪽)와 포수 조형우가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SSG 김건우(가운데)가 11일 삼성과 준PO 2차전에서 4회말 안타를 내주자 경헌호 코치(오른쪽)와 포수 조형우가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역사상 가장 압도적인 3이닝을 보냈다. 그러나 급격히 흔들렸고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SSG 랜더스는 빠르게 불펜진을 가동했다. 가을야구 데뷔전을 치른 김건우(23·SSG)가 엄청난 임팩트 만큼이나 아쉬운 결과를 동시에 남겼다.


김건우는 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 동안 49구를 던져 3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뒤 이로운에게 공을 넘겼다.


기대감이 컸던 투수였다. 1선발 드류 앤더슨이 장염으로 쉬어간 가운데 1차전에서 미치 화이트가 조기 강판됐고 결국 패배했다. 반격이 중요한 상황에서 SSG의 선택은 김건우였다. 경험이 풍부한 김광현보다 최근 기세가 무서운 김건우로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만큼 믿음과 기대감이 컸다.


역사상 이처럼 강렬하게 초반부를 연 투수는 없었다. 이번 가을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뽐내고 있는 이재현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고 이후 김성윤과 구자욱도 연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직구에 힘이 실려 있었다. 2회에도 50홈런 타자 르윈 디아즈를 상대로도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바깥쪽 먼곳에 꽂히는 직구로 얼어붙게 만든 데 이어 1차전에서 홈런을 날린 김영웅도 삼진으로 잡아냈다. 이번엔 패턴을 바꿨고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활용했다. 이어 김헌곤에겐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포스트시즌의 역사를 새로 썼다. 역대 가을야구에서 경기 개시 후 6연속 탈삼진은 김건우가 처음이다. 종전 기록은 2018년 샘슨(한화)이 넥센과 준PO 2차전에서 기록한 5타자 연속이었다. 더불어 준PO 최다 연속 타자 탈삼진 신기록도 작성했다. 종전엔 1989년 10월 9일 최창호(태평양)가 삼성전 잡아낸 5연속 삼진 포함 4차례가 공동 1위였다.


이닝을 삼진으로 끝낸 뒤 마운드에서 박수를 치며 내려오는 김건우.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문제는 타선이 한 바퀴를 돈 뒤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9㎞에 달했지만 눈에 띄게 힘이 줄어들었다. 삼성 타자들을 압도했던 1,2회와 달리 3회부터 직구의 구속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4회 난타를 당했다. 이미 앞서 한 번 눈에 익힌 공이 구속까지 떨어지자 좋은 먹잇감이 됐다.


4회초 다시 타석에 선 이재현은 김건우의 몰리는 직구를 때려 좌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첫 안타를 내주자 경헌호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방문했다. 너무나도 잘 던졌기에 안타 한 번에 흔들릴 수 있었고 김성윤의 작전 수행 등에 당황하지 않을 수 있도록 안정을 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였다.


김건우는 보란 듯이 2루수 땅볼 타구를 유도해냈다. 2루 송구가 낮게 향했고 병살타를 만들어내지 못했는데 이게 뼈아팠다. 이어 구자욱에게도 몰리는 직구가 날아들었고 구자욱이 때려낸 공은 우중간으로 향했다. 1사 2,3루 위기.


디아즈에겐 패턴을 바꿔 슬라이더만 던졌는데 1구 몰린 공은 파울이 됐지만 이번에도 존으로 들어오는 공을 디아즈가 놓치지 않았다. 타구는 우중간으로 향했고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승부는 2-2 원점으로 돌아왔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던 SSG 벤치가 움직였다. 경헌호 코치가 공을 들고 올라와 김건우를 격려했고 불펜에서 필승조 이로운이 등판했다.


SSG는 김건우를 선발로 내세우며 2007년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김광현(37)을 떠올렸다. 당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신인 투수 김광현은 두산 베어스에 1승 2패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깜짝 등판해 7⅓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쳐 승리 투수가 됐고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린 SK 와이번스(SSG 전신)는 결국 우승의 기쁨을 누렸고 왕조의 서막을 열었다.


김광현보다도 더 강렬한 시작이었지만 중요한 고비를 넘지 못했다. 야구 팬들에게 김건우라는 이름 석자를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는 투구였지만 기대가 컸던 SSG로선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김건우(오른쪽)가 4회초 위기에서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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