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좀 뻔뻔하게 해야 합니다."
'KBL 대표 명장' 유도훈(58) 안양 정관장 감독이 '미래의 에이스' 박정웅(19)에게 건넨 특급 조언이었다.
정관장은 지난 12일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홈 맞대결에서 80-83으로 졌다. 상승세가 끊긴 홈 패배였으나 정관장의 투혼을 알 수 있는 한 판이었다. 이틀 연속 치러지는 부담스러운 일정 속에서도 17점차까지 뒤져 있다가 4쿼터 막판 78-78 동점까지 만들었다. 유도훈 감독도 경기 후 "어린 선수들이 추격하는 계기를 만들어줬다"고 칭찬했다.
특히 '2년차 가드' 박정웅의 활약이 돋보였다. 9점 5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렌즈 아반도, 조니 오브라이언트가 중심을 잡는 동시에 박정웅도 추격전에 힘을 보탰다.
박정웅은 지난 해 KBL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정관장 유니폼을 입은 특급 유망주다. 홍대부고 출신으로 협회장기 우승 등을 이끌며 고교 무대를 평정했고, 지난 해 11월에는 스타뉴스가 한국 스포츠 발전과 아마추어 체육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제정한 '2024 퓨처스 스타대상' 농구 부문 대상까지 거머쥐었다.
박정웅은 프로 데뷔였던 지난 시즌 19경기에 출전해 평균 6분38초를 소화했고, 평균 1.5득점을 올렸다.
2년차에는 박정웅의 역할이 더 많아질 예정이다. 실제로 박정웅은 올 시즌 5 전 경기를 뛰었고, 평균 출전시간도 17분50초로 확 늘어났다. 시즌 초반 정관장은 '캡틴' 박지훈이 족저근막염 부상을 당했는데, 박정웅의 활약 덕분에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다만 아직 어린 선수인 만큼 유도훈 감독은 성장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사령탑이 강조한 부분은 '강인한 마인드'였다. 유도훈 감독은 "박정웅에게 '2년차에는 당연히 출전시간이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실수해도 신경 쓰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다. 지금은 농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고 배우는 시기다. 턴오버 하나 나왔다고 기죽지 말고 자신 있게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뻔뻔해야 한다.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 슛을 시도했는데 안 들어가면 미안해하거나, 다음 플레이에 영향이 가는 선수들이 있다. 하지만 실패를 해야 성공도 있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삼성전 박정웅은 당돌하고 패기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공간이 날 때면 과감하게 드리블을 시도해 골밑슛을 날렸고, 삼성의 베테랑 가드 이대성을 악착 같이 물고 늘어지는 근성까지 보였다. 유도훈 감독이 아쉬운 홈 패배에도 미소를 지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였다.
유도훈 감독은 "박정웅이 수비에서 열심히 해주고 있다. 그런 부분을 통해 출전시간을 얻을 수 있다. 그 시간 안에서 공격을 해보면서 하나하나 배워갔으면 한다"면서 "올 시즌 박정웅의 역할이 크다"고 기특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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