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을 앞두고 많은 전문가가 꼽은 우승 후보,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였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아쉽게 8위로 마감하며 내년 시즌을 기약하게 됐다. KIA에 내년 시즌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2024시즌 우승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는 걸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KIA는 2024시즌 87승 2무 55패(승률 0.613)로 압도적인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했다. 그해 2위 삼성 라이온즈(승률 0.549)와 승차는 무려 9경기였다. 결국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며 리그 강호로 군림하는 듯했다.
그러나 2025시즌 KIA는 65승 4무 75패(승률 0.464)로 리그 8위에 그쳤다. 리그 선두 LG 트윈스(0.603)와 승차는 19.5경기. 결과적으로 한 시즌 만에 22승이 줄어들면서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KIA의 부진 원인으로 부상자 속출을 꼽는다. 개막전부터 KBO 리그 MVP에 빛나는 김도영을 잃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졌다. 김하성의 2024시즌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이하 스탯티즈 기준)은 8.59. 올 시즌 그의 WAR은 1.33. 단순 계산으로 사실상 7승이 날아간 거나 다름없었다.
여기에 다른 부상자도 끊임없이 나왔다. 김선빈이 4월 초와 5월 중순에 종아리 부상을 당하며 전열에서 이탈했다. 나성범 역시 지난 4월 말 주루 플레이를 펼치다가 오른쪽 종아리를 다쳤다. 여기에 위즈덤(허리), 박찬호(무릎), 윤도현(오른쪽 손가락 골절상), 이창진(햄스트링)도 부상으로 고전했다. 투수 쪽에서는 곽도규(토미 존 수술), 황동하(교통사고), 윤영철(왼쪽 팔꿈치 굴곡근 손상)이 전열에서 이탈했다. 이들의 이탈 속에 정해영과 조상우가 축을 이뤘던 불펜도 흔들리고 말았다.
당장 KIA의 내년 시즌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라 할 수 있다. 베테랑 최형우가 회춘했고, 오선우 등 신예들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물론 FA 박찬호의 잔류 여부 등 변수도 남아있지만, 당장 리빌딩 기조로 팀의 방향을 전환할 상황은 아니다. 다만 2026시즌에도 팀 성적이 여의찮을 경우, 대거 세대교체 작업이 이뤄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따라서 내년 시즌 성적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역시 가장 중요한 건 김도영의 부활 여부다. 김도영이 올해처럼 또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생한다면, 정말 난감할 수밖에 없다. 올 시즌 부상의 원인을 찾아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또 관리해야 한다. 극단적으로 수비에서 최대한 배제한 채 지명타자로 내보내는 등의 '특별 관리'도 생각해볼 수 있다. 물론 최고의 시나리오는 김도영이 내야진의 핵심으로 144경기 풀타임을 소화하는 것이다. 김도영이 풀타임을 뛰는 KIA와 그렇지 않은 KIA는 천지 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2024시즌 우승했던 전력을 그대로 갖추고 있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마운드에서는 제임스 네일과 아담 올러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나성범과 김선빈, 최형우 등 무게감 있는 야수들이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잘 소화한다면 충분히 우승 후보로서 다른 팀과 싸울 수 있는 전력이다. '우승 감독' 이범호 감독도 올해 시행착오를 반면교사로 삼아 내년 시즌 팀을 이끌 전망이다.
KIA는 올 시즌 팀 홈런 부문 2위(144개)에 오를 정도로 펀치력은 좋았다. 무엇보다 김호령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며, 기대감을 한껏 끌어 올렸다. 물론 '베테랑' 양현종의 부활, 이의리와 황동하, 김도현 등 토종 선발 자원이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후반기 복귀 예정인 곽도규의 가세도 큰 힘이 될 계획. 과연 KIA가 내년 시즌 어게인 2024시즌 우승 모드로 달릴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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