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주 공백이 무색할 정도였다. 한화 이글스가 '팀 홈런 1위' 삼성 라이온즈를 화력으로 눌렀다.
한화는 1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삼성을 9-8로 승리했다.
한화에는 2018년 10월 22일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 이후 2263일 만의 포스트시즌 승리다. 대전에서 마지막 포스트시즌 승리는 무려 6291일 만으로, 2007년 10월 12일 삼성과 준PO 3차전 이후 처음이었다.
이번 시리즈를 앞둔 한화의 몇 안 되는 걱정 중 하나는 타선이었다. 일단 정규시즌 타격지표에서 삼성에 밀렸다. 삼성은 팀 홈런 1위(161개), 타율 2위(0.271), OPS 1위(0.780)로 리그 최강 타선으로 불렸지만, 한화는 팀 홈런 6위(116개), 타율 4위(0.266), OPS 5위(0.730)로 화력이 강한 편은 아니었다.
2주의 휴식도 걱정됐다. 3일 정규시즌 종료 후 한화는 17일 1차전까지 공백이 있었다. 실전 감각 향상을 위해 독립 리그 야구단 연천 미라클, 퓨처스리그 준우승팀 국군체육부대(상무)와 각각 2경기씩, 총 4경기를 치렀다.
또한 한국시리즈 우승 3회에 20년 차 베테랑 이재원(38)도 혀를 내두를 만큼의 기본에 충실한 훈련으로 마저 채웠다. 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재원은 "내가 역대 포스트시즌을 준비한 기간 중 올해가 가장 힘들었다. 훈련을 정말 많이 해서 문제는 크게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철저한 대비가 에이스 코디 폰세가 무너지는 예상 밖 열세를 뒤집는 히든카드가 됐다. 폰세는 이날 제구가 흔들리며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6실점(5자책)을 기록했다. 하지만 5명의 타자가 멀티히트를 치면서 2회 5득점 빅이닝 포함 장·단 15안타를 터트렸다. 그러면서 삼성은 하던 대로 11안타 8득점으로 화력을 뽐냈음에도 핵 타선으로 돌변한 한화에 승리를 가져가지 못했다.
그 탓에 문현빈은 몬스터 월을 맞히는 싹쓸이 3타점 적시 2루타 포함 4타수 2안타 3타점 1볼넷의 맹활약을 했음에도 뻘쭘해 했다. 문현빈은 "이렇게 난타전이 될 줄은 전혀 몰랐다. 경기 전 선배님들도 1선발끼리 붙는 거라 미친 사람이 나와야 한다고 하셨는데 다 미친 것 같다. 처음에는 살짝 내가 미쳤나 싶은 느낌이 있었고, 그대로 끝났어도 재미있었을 텐데 어쨌든 우리가 이겨서 기분 좋았다"고 활짝 웃었다.
실전 공백이 느껴지지 않은 타격의 이유로 문현빈은 "연습 게임부터 이미지를 그려온 것이 있어 괜찮았다. 연천이랑 상무랑 할 때도 가을야구라고 생각했고, 그때부터 타격감은 좋았다. 긴장되는 건 비슷했고 약간 더 흥분된 마음이 컸다"며 "폰세가 초반 점수를 내줬어도 우리 타자들은 할 것 하자고 했다. 어떻게든 분위기를 삼성에 주지 않으려 집중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가장 중요한 1차전을 화끈한 타격전으로 가져오면서 한화 타자들은 부담을 훨씬 덜었다. 노시환은 "사실 선발 싸움이 될 줄 알았는데 역시 가을이라 그런지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난타전이었는데 투수들이 잘 막아주고 타자들은 힘내줘서 이길 수 있었다. 화끈한 타격으로 이긴 경기라 조금 더 뿌듯한 승리 같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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