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 역대 3번째 1000승 명장 김경문(67) 한화 이글스 감독도 할 말을 잃었다. 정규시즌 33승을 합작한 외국인 원투펀치가 힘없이 무너진 탓이다.
한화는 19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2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3-7로 패했다.
이로써 홈에서 1승 1패를 기록한 한화는 타자친화구장인 적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반전을 노려야 한다.
이틀 연속 믿었던 에이스들에게 배신당했다. 전날(18일) '17승 에이스' 코디 폰세가 6이닝 6실점(5자책)으로 무너진 데 이어, 이날 선발 투수 라이언 와이스는 4이닝 9피안타 2볼넷 4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정규시즌 삼성에 약했던 걸 감안해도 기대 이하의 피칭이었다. 올해 와이스는 정규시즌 30경기 16승 5패 평균자책점 2.87, 178⅔이닝 207탈삼진을 기록했으나, 삼성에 5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4.05로 유독 약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최고 시속 156㎞의 빠른 공(45구) 위주의 피칭을 하면서 스위퍼 18구, 커브 11구, 체인지업 10구로 총 84개의 공을 던졌다. 삼성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3회에만 4점을 냈고, 이 점수를 끝내 뒤집지 못했다.
경기 후 한화 김경문 감독은 "보통 투수들이 1~2회 잘 던지면 5회까진 그런대로 흘러가는데 오늘 와이스의 경기 내용이 조금 좋지 않았다. 그런 면에 있어 선수들이 기대하고 있다가 힘이 많이 빠진 것 같다"고 패인을 짚었다.
하지만 '대전 예수'라 불릴 만큼,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16경기 8승 2패 평균자책점 2.57로 강했기 때문에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폰세와 와이스의 부진을 예상 못했을 것 같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래서 야구가 어렵다. 솔직히 더그아웃에서 보면서 '이 정도로 어려울 일인가' 싶었다. 하지만 이 선수들이 다음 경기에서는 잘 던질 거라 생각한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1차전과 달리 삼성 선발 최원태를 무너트리지 못한 것이 컸다. 이날 최원태는 7이닝(19구)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이에 김경문 감독은 "최원태가 자신감을 많이 가진 것 같다. 우리가 1점을 내고 난 다음에 오래 끌려갔다. 어느 투수든 위기에 몰리면 점수를 줄 수 있는데 너무 한 번에 내준 것(3회 4실점)이 아쉽다"고 짧게 답했다.
경기 중반부터는 주전 선수들을 교체해 가을야구 경험이 없는 어린 선수들에게 경험을 쌓게 했다. 김경문 감독은 "일단 경기가 지고 있었다. 백업 포수나 다른 선수들도 뛰어야 하는데 앞으로는 더 시리즈가 타이트해진다. 경기에 안 나가다 나가면 경기 감각 면에서 문제가 있다. 그래서 오늘 지고 있어 뛰지 않던 선수들을 기용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수들도 아무리 컨디션이 좋아도 경기에 나가지 않는다면 감각에 문제가 있다. 마지막에 엄상백 선수가 투런 홈런 맞았지만, 다른 선수들 모두 내용이 괜찮았다. 또 마지막에 점수를 낸 건 위안이다. 오늘 진 건 빨리 잊고 다음 경기 준비 잘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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