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 최원태(28)가 완벽에 가까운 피칭으로 또 한 번 사자 군단을 열세에서 구해냈다.
삼성은 19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2차전에서 한화 이글스에 7-3으로 승리했다.
원정에서 귀중한 1승을 챙긴 삼성은 홈에서 반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날 데일리 MVP는 단연 삼성 선발 투수 최원태였다. 최원태는 7이닝(91구)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삼성의 승리를 이끌었다. MVP 상금으로는 100만 원을 수령했다.
1회말 루이스 리베라토에게 솔로포를 준 것을 제외하면 흠잡을 곳 없는 피칭이었다. 가장 큰 위기가 2회말이었다. 1사에서 하주석에 중전 안타를 맞은 데 이어 폭투를 범했다. 김태연에게 볼넷을 주고 최재훈의 땅볼 타구로 2사 2, 3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심우준에게 몸쪽 커터를 꽂아 3루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후 이렇다 할 위기가 없었다. 이날 최원태는 최고 시속 149㎞ 빠른 공(45구)과 함께 체인지업(21구)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커터(12구), 투심 패스트볼(8구), 커브(5구)를 섞어 총 91구를 던지면서 한화 타선들을 잠재웠다.
지난 9일 SSG 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 6이닝 무실점에 이은 2경기 연속 호투다. 6일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아웃 하나 잡지 못하고 몸에 맞는 공 하나만 준 채 내려온 적은 있으나, 결과적으로 올해 포스트시즌(PS) 성적은 3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69, 13이닝 1실점으로 '가을 남자'라 불릴 만하다.
지난해까지 최원태는 포스트시즌에 약하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2015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한 그는 키움과 LG 트윈스를 거치며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17경기(6선발)에서 승리 없이 2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1.16으로 좋지 않았다. 키움 시절인 2022년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는 SSG 김강민에게 역전 끝내기 3점 홈런을 맞았고, LG 유니폼을 입고 나간 2023년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는 선발로 나왔다 ⅓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과 4년 70억 원 FA 계약을 체결했고, 푸른 유니폼을 입고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적어도 박진만 감독에게 가을에 약한 최원태는 모르는 사람이었다.
2차전 승리 후 박진만 감독은 "그동안 최원태가 포스트시즌에 약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나는 (최원태가) '포스트시즌의 사나이' 같다. 오늘도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쳤다"며 "한화 타선이 어제 활발해서 좀 걸렸는데, 최원태가 완벽하게 던져줘서 우리가 승리할 수 있었다"고 극찬했다.
지금까지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유로 포수 강민호(40)와 환상적인 호흡을 꼽았다. 박 감독은 "최원태가 강민호와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 경기 전부터 어떻게 게임을 풀어나갈지 고민하고 분석한다. 또 강민호가 리드를 잘해줬다"며 "또 정규시즌보다 컨트롤과 커맨드가 좋아졌다. 구속을 낮추더라도 공에 변화를 주고 제구에 신경 쓴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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