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에이스 코디 폰세(31)가 명예 회복에 나선다.
폰세는 24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릴 삼성 라이온즈와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5차전에서 선발 투수로 나선다.
홈구장에서 치르건만, 기세는 아무래도 삼성에 밀리는 분위기다. 이틀 전 충격적인 PO 4차전 역전패 탓이다. 지난 22일 한화는 대구에서 열린 PO 4차전에서 신인 정우주가 3⅓이닝 무실점 피칭을 하고 문현빈이 3점 홈런 포함 4타점을 쓸어 담으며 5회까지 4-0으로 앞섰다. 하지만 삼성의 강력한 상위 타선이 황준서, 김서현, 한승혁을 차례로 무너트렸다. 특히 김영웅의 연타석 스리런이 동점에 역전으로 이어지며 충격은 배가 됐다.
KBO 최초 외국인 투수 4관왕 폰세가 선발로 나서는데도 불안감이 엿보이는 이유다. 폰세는 올해 정규시즌 29경기 17승 1패 평균자책점 1.89, 180⅔이닝 252탈삼진을 기록했다. 다승·평균자책점·승률·탈삼진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외국인 투수로는 최초로 KBO 투수 4관왕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 PO 1차전에서 삼성 타자들에게 6이닝 6실점(5자책)으로 무너지며 체면을 구겼다. 2차전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삼성 이진영 1군 타격코치에 따르면 타자들에게 선택지를 줄이고 노림수를 갖고 들어가게 한 것이 효과를 봤다.
5차전을 준비하는 폰세의 마음가짐도 남다르다. 폰세는 2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부담을 가진 건 아니다. 나는 잘 던졌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다. 삼성 타자들이 잘 쳤다. 삼성 타자들의 어프로치가 좋았다. 하지만 이제 한 번 더 만나면 자신 있다"고 힘줘 말했다.
한화로서는 폰세의 역투가 필요하다 못해 절실하다. 시즌 막판 불안감을 노출했던 불펜이 한계를 드러낸 탓이다. 한화는 4차전까지 치르는 동안 기존 불펜 투수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선발 자원인 문동주가 없었다면 1차전, 3차전 승리가 불가능했다. 1차전은 타자들이 9점을 뽑아냈음에도 9회 1사까지 1점 차로 쫓겼고, 3차전은 문동주가 6회부터 경기 끝까지 4이닝을 책임져야 했다.
특히 정규시즌 33세이브 마무리 김서현의 부진이 뼈아프다. 김서현은 1차전 한화가 9-6으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 이재현에게 솔로포를 맞고 김태훈과 이성규에게 안타를 맞아 총 2실점 했다. 4차전에서는 한화가 4-1로 앞선 6회말 김영웅에게 동점 스리런을 맞으면서 또 한 번 무너졌다. 그러면서 김서현의 이번 가을 성적은 2경기(1이닝) 평균자책점 27.00까지 치솟았다.
4차전 패배 후 한화 김경문 감독은 "감독이 잘못한 경기다. 김서현의 공은 나쁘지 않았다. 결과론이다. 문동주로 2경기 이겼지만, 야구는 문동주로만 이길 수 없다. 5차전이 열린다면 우리는 대전에서 김서현이 마무리로 나올 거다"라고 제자를 감쌌다.
그러나 벌써 이번 달에만 충격적인 홈런을 세 차례 경험했다. 한화의 정규시즌 우승이 달린 1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도 9회말에만 현원회와 이율예에게 투런포를 연거푸 허용해 패전 투수가 됐다.
아직 21세에 불과한 투수의 멘탈이 걱정되는 것도 사실. 한화로서는 선수 본인을 위해서라도 최대한 김서현이 나오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하다 못해 많은 점수 차를 벌려놓고 등판해 승리 경험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
그 경우의 수를 실현하기 위한 1조건이 폰세의 압도적인 퍼포먼스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는 유독 선발 투수의 활약에 따라 경기의 승패가 좌우됐다. 한화가 유리한 조건에서 5차전까지 밀린 이유도 리그 최강의 원투펀치라는 폰세-와이스가 맥없이 무너진 탓이 컸다.
타자들의 분발도 필요하다. 5차전 삼성 선발 투수는 '코디 폰태(폰세+최원태)'라는 별명이 붙은 최원태다. 올해 4년 70억 원 FA 계약을 체결하고 삼성에 합류한 최원태는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17경기(6선발)에서 승리 없이 2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1.16으로 가을에 약하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이번 가을에는 SSG 랜더스와 준PO 1차전 6이닝 무실점에 이어 한화와 PO 2차전 7이닝 1실점까지 무려 13이닝 1이닝으로 삼성이 쓰는 반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한화 타자들에도 지난 경기 아쉬움을 설욕할 좋은 기회다. 지난 2차전에서 4타수 3안타(1홈런) 1타점의 루이스 리베라토를 제외하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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