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 터틀' 박준용(34)이 이크람 알리스케로프(32·러시아)의 레슬링 벽을 넘지 못했다.
박준용은 2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야스섬 에티하드 아레나에서 열린 'UFC 321: 아스피날 vs 간' 언더카드 경기에서 알리스케로프에게 만장일치 판정패(30-27, 30-27, 30-27)를 당했다. 이로써 종합격투기 전적은 19승 7패가 됐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했다면 박준용은 '스턴건' 김동현(13승)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UFC 10승 고지를 밟을 수 있었지만 아쉽게 실패했다.
경기 후 알리스케로프는 "박준용은 계속 압박해 들어와 정말 불편한 상대였다"며 "이런 특이한 파이터는 처음이었다. 주먹으로 때려도 테이크다운을 해도 계속 일어나서 압박했다"고 말했다.
박준용은 경기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전하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경기 초반 박준용은 적극적으로 전진하며 타격전을 유도했다. 한방 파워로 유명한 알리스케로프의 펀치를 맞으면서도 물러서지 않고 보디 펀치와 오른손 훅을 적중시켰다. 그러나 알리스케로프가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박준용은 일어나 포지션을 회복했지만 곧바로 다시 그라운드로 끌려갔다.
2라운드에서도 알리스케로프는 레슬링 전략을 고수했다. 약 2분간 상위 포지션을 유지하며 경기를 주도했지만, 이후 체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박준용은 다시 일어나 강한 타격 압박을 펼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3라운드에서도 박준용은 거칠게 전진했다. 코너에서 이를 지켜보던 전 UFC 라이트급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는 알리스케로프에게 "지치면 피니시 당한다. 압박해서 테이크다운하라"고 지시했다. 알리스케로프는 지시에 따라 카운터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며 승리를 굳혔다.
통계에서도 열세였다. 전체 타격 수는 91대 126, 유효타는 78대 91로 뒤졌고, 테이크다운은 0대5로 밀렸다. 경기 내용상 큰 격차는 아니었지만, 많은 시간을 상위 포지션에서 내주며 점수에서 불리했다.
박준용은 이번 경기를 통해 미들급 랭킹 진입을 노렸지만, 지난주까지 15위였던 알리스케로프를 넘지 못하며 도전이 무산됐다.
알리스케로프는 네 차례 세계 컴뱃삼보선수권대회 챔피언 출신으로 UFC 5경기에서 4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승리로 그는 미들급 상위권 복귀를 향한 발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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