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3·로스앤젤레스FC)의 수준은 남달랐다. 상대는 손흥민 단 한 명을 제어하지 못했다.
LAFC는 30일 오전 11시 30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사커(MLS)컵 플레이오프(PO) 1라운드 첫 경기에서 오스틴FC와 만났다.
PO 첫 경기에서 손흥민은 중앙 공격수로 나섰다. 드니 부앙가와 함께 LAFC의 공격을 책임졌다. 세르히 팔렌시아, 티모시 틸만, 마크 델가도, 마티외 슈아니에르, 라이언 홀링스헤드가 중원을 구성하고 은코시 타파리, 에디 세구라, 라이안 포티어스가 스리백을 맡았다. 골문은 위고 요리스가 지켰다.
경기 초반부터 LAFC는 오스틴을 강하게 압박하며 상대 실책을 노렸다. 6분에는 손흥민이 절묘한 스루패스로 부앙가에게 연결했다. 부앙가의 문전 슈팅은 수비수의 발을 맞고 굴절되며 나갔다.
기어이 첫 골까지 터트렸다. 20분 홀링스헤드가 왼쪽 측면 돌파 후 낮고 빠른 크로스를 날렸다. 공은 오스틴 수비를 맞고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비디오 판독(VAR) 결과 득점이 인정됐다.
손흥민은 홀로 오스틴 수비를 부쉈다. 특히 35분 손흥민은 날카로운 드리블 돌파로 상대 수비 다섯 명을 제치고 절묘한 왼발 슈팅을 날렸다. 골키퍼가 몸을 날려 손흥민의 슈팅을 가까스로 쳐냈다. 마치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를 방불케하는 절묘한 볼 간수와 슈팅 마무리였다.
이밖에도 손흥민은 중원까지 내려와 경기를 직접 푸는 등 종횡무진 활약을 이어갔다. 통계 전문 매체 '풋몹'에 따르면 손흥미은 전반전에만 키패스 3회와 큰 기회 창출 1회를 기록했다. 전반전은 손흥민의 맹활약 속 LAFC가 1-0으로 앞선 채 끝났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는 각 콘퍼런스 정규리그 8·9위 팀의 와일드카드전을 거쳐 1위-8·9위, 2위-7위, 3위-6위, 4위-5위 맞대결로 진행된다. 서부 콘퍼런스 3위 LAFC(승점 60)는 6위 오스틴(승점 47)과 3전 2선승제로 격돌한다.
MLS컵 플레이오프는 정규 시간이 끝나면 연장전 없이 곧바로 승부차기로 이어지는 독특한 방식으로 치러진다. 1~2차전이 1승 1패로 끝나면 내달 9일 LAFC의 홈구장 BMO 스타디움에서 3차전이 열린다. 이후 콘퍼런스 준결승과 결승, 그리고 각 콘퍼런스 우승팀이 맞붙는 최종 결승은 모두 단판 승부로 펼쳐진다.
내달 3일 오전 10시 45분에는 텍사스 오스틴의 Q2 스타디움에서 2차전 원정 경기가 열린다.
LAFC는 오스틴을 꺾을 경우 2위 밴쿠버 화이트캡스(승점 63)와 7위 FC댈러스(승점 44)의 승자와 콘퍼런스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손흥민은 지난해 여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LAFC에 전격 합류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을 앞두고 선택한 새로운 도전이었다. 기존 왼쪽 윙어가 아닌 중앙 공격수로 포지션을 옮긴 손흥민은 수비 가담보다 공격에 집중하며 폭발적인 파괴력을 드러냈다.
입단 후 10경기에서 9골 3도움을 기록하며 월드클래스다운 결정력을 입증했다. 지난 8월 댈러스전에서 터진 프리킥 데뷔골은 30라운드 이주의 골에 이어 올해의 골로 선정되며 찬사를 받았다.
손흥민은 MLS 올해의 신인상 최종 후보 3인에도 이름을 올렸다. 후보 중 풀시즌을 소화하지 않은 선수는 손흥민이 유일하다. 짧은 기간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셈이다.
손흥민은 최근 인터뷰에서 "MLS컵 우승에 집중해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유럽 무대에서의 도전을 마치고 미국으로 옮겨온 손흥민은 LAFC의 핵심 공격수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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