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김현수 하면 '그 병살'이었는데... 17년 전 악몽 딛고 PS 통산 최다 안타 사나이로 우뚝 서다 [KS4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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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김동윤 기자
LG 김현수(왼쪽)가 30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9회초 2사 2, 3루에서 2타점 역전타를 터트린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LG 김현수(왼쪽)가 30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9회초 2사 2, 3루에서 2타점 역전타를 터트린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진정한 '가을 사나이'로 우뚝 선 김현수(37)가 LG 트윈스의 승리를 이끄는 안타로 KBO 역사에 남았다.


김현수는 30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4차전에서 3번 타자 및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LG의 기적적인 7-4 역전승을 이끌었다.


경기 초반 한화 선발 라이언 와이스가 LG 타선을 압도했다. 김현수 역시 앞선 두 타석을 삼진-투수 땅볼로 시작했다.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중전 안타로 첫 출루를 기록했다. 하이라이트는 와이스가 강판당한 8회초 2사 이후였다. 신민재가 좌중간 2루타로 와이스를 끌어내리자, 김현수는 구원 등판한 좌완 필승조 김범수의 초구를 건드려 우중간 1타점 적시타를 쳤다. LG가 마침내 첫 득점을 기록한 순간이었다.


물꼬를 튼 LG 타선은 1-3으로 지고 있는 9회부터 무섭게 몰아쳤다. 마무리 김서현을 상대로 박동원이 중월 투런포로 한 점 차까지 좁혔다. 박해민의 볼넷, 홍창기의 우전 안타, 신민재의 진루타로 1사 2, 3루가 되면서 김현수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여기서 김현수는 바뀐 투수 박상원의 밋밋한 직구를 밀어 쳐 우전 2타점 적시타로 연결했다. 1루에 도달한 김현수는 포효하며 그 순간을 만끽했다. 이후 문보경과 오스틴의 연속 1타점 적시타가 터지고 한화가 뒤집지 못하면서 LG는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단 1승만 남겨두게 됐다.

LG 김현수가 30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을 승리로 이끌고 데일리 MVP와 결승타상을 수상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현수는 "이겨서 정말 좋다. (박)동원이가 홈런을 치면서 분위기가 살았다"라며 "박상원 선수가 포크볼이 좋은 투수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타이밍을 조금 일찍 잡고 중심에 맞추는 것만 생각했다.


김현수는 9회 결승타로 KBO PS 통산 최다 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종전 기록은 홍성흔의 101개로, 김현수는 102번째 안타로 4차전 데일리 MVP와 결승타 상(포테토칩 선정 오늘의 포텐터짐 상)을 동시 수상해 각각 상금 100만 원과 부상(포테토칩 5박스)을 수령했다.


이전까지 김현수에게 가을에 약하다는 이미지가 있었다는 걸 떠올리면 상전벽해와 같은 상황이다. 올해 전까지 김현수의 통산 포스트시즌 타율은 0.257(373타수 96안타)이었다. 두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2015년, 2023년)을 경험했으나, LG에서 첫 KS 우승 당시에도 타율 0.238(21타수 5안타)에 그치면서 좀처럼 가을에 약하다는 이미지를 떨쳐내지 못했다.


특히 두산 시절인 2008년 10월 31일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한국시리즈 5차전 9회말 1사 만루는 '가을에 약한' 김현수의 상징과 같은 장면이었다. 당시 김현수는 채병용의 초구를 건드려 병살타를 쳤고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그 순간을 17년 만에 다시 떠올린 김현수다.


LG 김현수(가운데)가 30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9회초 2사 2, 3루에서 2타점 역전타를 터트린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김현수는 "최다 안타인지는 몰랐는데 아까 잠깐 그런 생각은 들었다. 마지막 타석에서 주자 1, 2루였는데 만약 (신)민재가 타석에 들어가서 1아웃 만루가 되면 2008년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오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런 생각을 대기 타석에서 하자마자, 아 그래도 그때보다는 내가 여유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PTSD가 올까 봐 민재가 2, 3루를 만들어준 것 같다. 나도 그래서 차분하게 하자고 마음먹고 타석에 들어갔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나 이제 누구도 김현수를 가을에 약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올해 김현수는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타율 0.462(13타수 6안타), OPS(출루율+장타율) 1.280으로 매 경기 폭발적인 LG 타선을 이끌면서 시리즈 MVP까지 바라보고 있다.


이에 김현수는 "나는 이렇게 힘든 경기 말고 조금 편하게 하고 싶다. 가을야구고 한국시리즈다 보니 그건 힘들겠지만, 그냥 우리가 이겼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LG 김현수가 30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을 승리로 이끌고 데일리 MVP와 결승타상을 수상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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