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찬 시간이 될 것 같다."
두산 베어스 선수단이 일본 미야자키에서 마무리 캠프 훈련에 한창이다. 훈련 3일 차인 31일에는 미야자키에 비가 내렸지만, 휴식 없이 실내에서 강훈련을 이어 나갔다.
이 모든 것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는 사령탑. 바로 김원형(53) 두산 신임 감독이다.
미야자키 캠프 현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여기에서 보내는 시간이 좀 알찬 시간이 될 것 같다"며 차분하게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KBO 레전드 출신 투수인 김 감독은 과거 자신을 떠올리며 한 일화를 들려줬다. 그는 "매 시즌 이렇게 마무리 캠프에 와서 훈련도 하고, 집중해서 야구를 하면 실력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어 김 감독은 "사실 예전에 저는 고참 시절에도 마무리 캠프 명단에서 제외한다고 하면 제가 자청해 갔다. 어차피 11월에 한국에서 그냥 훈련하라고 하면, 실상은 제대로 하기가 쉽지 않은 여건이었다. 그래도 스스로 구단에 요청해 제가 마무리 캠프에 좇아간다고 한 뒤 훈련에 임했다.
김 감독은 "어차피 12월과 1월에는 비활동 기간이라 쉰다. 그래서 11월에 온 힘을 다해 몸을 만드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30대 중반까지는 그랬던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전주중앙초-전주동중-전주고를 졸업한 김 감독은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에 고졸 신인으로 입단, KBO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 중 한 명으로 명성을 떨쳤다. 선수 시절에는 어려 보이는 외모 덕분에 '어린 왕자'라는 별명으로 많은 야구팬의 사랑을 받았다.
1991시즌부터 2010시즌까지 무려 20시즌 동안 현역으로 뛰면서 KBO 리그 545경기에 출장해 134승 144패 26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3.92(2171이닝 946자책)의 성적을 남긴 한국 야구의 살아있는 레전드다. 그랬던 김 감독도 현역 생활을 마치기 3~4년 전까지 마무리 캠프 합류를 자청할 정도로 야구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두산의 지휘봉을 새롭게 잡아 그 마음을 선수단에 그대로 심어주고자 한다.
김 감독은 "꼭 올 시즌뿐만이 아니다. 매년 이렇게 마무리 캠프에 와서 훈련하고 한국에 돌아가 시즌을 소화한 뒤 또 와서 훈련하는 패턴을 반복하면, 선수들은 확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한국에서는 이렇게 집중력 있게 훈련할 수 없다. 하지만 일단 이곳에 오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고 훈련에 임할 수 있다. 오전, 오후 훈련이 끝난 뒤 숙소로 돌아가 밥을 먹고, 또 야간 운동을 한다. 그런데 이런 과정들이 정말 너무 좋은 거다. 이런 시간이 올해 우리 두산 선수들의 기량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토록 현역 시절에도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던 김 감독 밑에서 두산 선수단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내년 시즌 두산을 향한 기대감이 점점 높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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