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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염갈량을 무릎 꿇게 한 남자' 우승 청부사 톨허스트니까, "이보다 기쁜 순간은 없을 것 같다" [LG V4]

'천하의 염갈량을 무릎 꿇게 한 남자' 우승 청부사 톨허스트니까, "이보다 기쁜 순간은 없을 것 같다" [LG V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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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톨허스트(오른쪽)가 31일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짓고 염경엽 감독과 뜨거운 포옹을 나누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천하의 염경엽(57) LG 트윈스 감독이 무릎을 꿇었다. 우승을 확정짓기 위해 너무도 중요한 순간이었고 간곡하게 부탁을 했다. '우승 청부사'의 특명을 안고 LG 유니폼을 입은 앤더스 톨허스트(26)가 그 주인공이었다.


톨허스트는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5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97구를 던져 4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1실점 호투, 팀의 4-1 승리를 견인했다.


1차전에서 6이닝 7탈삼진 2실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팀에 시리즈 첫 승을 안겨준 톨허스트는 이날도 다시 한 번 역투를 펼쳐 우승을 안겨주는 선발승을 따냈다.


시리즈 2승, 평균자책점(ERA) 1.10. 5경기에서 타율 0.529(17타수 9안타) 8타점을 올린 김현수(61표)에게 밀리긴 했지만 14표를 얻은 톨허스트 또한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도 전혀 손색이 없는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올 시즌 더블 A에서 시작해 트리플 A까지 향했던 그는 지난 8월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대신할 투수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LG의 목표는 오로지 우승. 톨허스트를 데려온 목적 또한 우승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함이었다.


/사진=LG 톨허스트가 한국시리즈 5차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등장과 함께 엄청난 존재감을 뽐냈다. 첫 4경기에서 25이닝 동안 단 2실점(1자책)만 기록한 톨허스트는 8경기에서 6승 2패, ERA 2.86으로 LG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LG 선발진의 가장 믿을맨이었다. 1차전에서 승리를 안겼고 3승 1패로 맞은 5차전에서 무조건 시리즈를 끝내겠다는 각오로 나선 팀이었기에 톨허스트의 어깨가 무거웠다.


1회초부터 타선이 1점을 안겨줬으나 2회 흔들리며 1실점했고 3회에도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으나 수비의 도움 등에 힘입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이후엔 톨허스트가 동료들에게 확실하게 보답했다. 11연속 범타 처리를 하며 한화 타선을 꼼짝 못하게 만든 톨허스트는 7회에도 다시 마운드에 올랐고 안타를 맞은 뒤엔 다시 병살타를 유도해 주자를 삭제했고 마지막은 최재훈을 상대로 삼진으로 완벽히 장식했다. 결국 LG는 8,9회 2이닝 동안 셋업맨 김진성과 클로저 유영찬만을 활용해 깔끔하게 틀어막고 V4의 감격을 누릴 수 있었다.


김현수와 함께 인터뷰실을 찾은 톨허스트는 "올해 제 계획엔 없었던 여정이었다"며 "너무 좋은 팀에 합류해서 이렇게 좋은 성적 낼 수 있는 거에 너무 감사드리고 좋은 팀에 와서 좋은 동료들을 만난 것이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닝을 마치고 의기양양하게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톨허스트. /사진=김진경 대기자

어떻게든 5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겠다는 생각을 가졌던 염경엽 감독은 승부수를 띄웠다. 염 감독은 "6회 투구 후 톨허스트가 지쳤다고 바꿔달라고 했는데 모자를 벗고 무릎을 꿇었다"며 "'더 이상 안 쓰겠다'며 '1이닝만 더 가자'고 했다. '불펜보다 구위가 좋으니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해보자'고 무릎 꿇었다. 웃으면서 흔쾌히 응해줬다"고 전했다.


이어 "힘들다고 이야기는 했지만 보유하고 있는 투수들 (함)덕주나 (김)진성이나 (송)승기보다는 톨허스트가 막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다"며 "투구수가 90개를 넘었으면 고민했을 것이다. 사실은 90개 넘었어도 무릎을 꿇어볼까 생각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톨허스트는 "감독님이 말씀해 주셨을 때 제가 가진 걸 가진 걸 모두 그라운드에 내려놓고 오겠다고 말씀드렸다"며 "팀이 일단 앞서 있는 상황에서 제가 마운드에서 내려오고자 했고 7회에 약간의 위기 상황이 있었지만 그걸 벗어나 좋은 결과가 됐다. 내려오자 모든 코치님들과 선수들이 저에게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해줬다"고 미소지었다.


톨허스트의 인생에서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순간이다. "오늘 전까지는 제가 1차전에서 승리 투수가 된 날이 가장 기억에 남는 날이었다"는 그는 "오늘이 그 순간을 넘어섰다. 이런 기쁜 순간은 없을 것 같다"고 감격을 나타냈다.


데일리 MVP를 수상하고 미소 짓고 있는 톨허스트(가운데).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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