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재 타자' 강백호(26)의 원소속팀 KT 위즈가 프랜차이즈 스타를 잡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했다.
나도현 KT 단장은 12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오프시즌 FA 전략을 묻는 말에 "우리 (강)백호를 먼저 말씀드리면 FA 시장이 열린 후(9일) 에이전트 측과 지금까지 두 번 만났다"고 답했다.
강백호는 KBO 막내 구단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다. 부천북초-서울이수중-서울고 졸업 후 2018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1순위로 KT에 입단해 올해까지 8시즌을 마법사 유니폼만 입었다.
커리어는 굴곡이 많았다. 데뷔 첫해 29홈런 84타점을 때려내며 KBO 신인왕을 수상, 화려하게 커리어를 시작했다. 2021년에는 142경기 타율 0.347(516타수 179안타) 16홈런 102타점 10도루, 출루율 0.450 장타율 0.521로 커리어하이를 달성하며, KT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부상과 부진으로 들쭉날쭉했다. 우승 시즌 후 2년간 14홈런을 합작하는 데 그쳤고, 지난해는 처음으로 144경기 전 경기에 출장하며 26홈런 96타점으로 부활했다. 하지만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까지 염두에 둔 올해, 95경기 타율 0.265(321타수 85안타) 15홈런 61타점, 출루율 0.358 장타율 0.467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럼에도 천재 타자를 향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최근 몇 년간 비 FA 다년계약이 유행하는 가운데, 매년 30홈런이 기대되는 27세 타자가 시장에 나오는 일 자체가 드문 일이 됐기 때문. 이번 오프시즌 야수 보강을 목표로 한 KT로서는 놓치기 어려운 선수다.
변수는 강백호의 미국 진출이다. 강백호는 지난 4월 미국 유명 스포츠 에이전시 '파라곤 스포츠 인터내셔널'과 에이전트 계약을 했다. 강백호에 따르면 파라곤 에이전시 대표가 한국과 미국을 직접 오고 가며 정성을 보였다. 강백호도 FA 신분을 충분히 활용해 미국 진출도 선택지에 넣고자 했고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았다.
기대 이하의 올해 성적에 강백호의 미국 진출은 불투명해 보였으나, 일단 미국으로 떠나기로 했다. KT로서도 그 의견을 존중해 금액 제시도 대략적인 선에서 그쳤다.
나도현 단장은 "(강)백호가 20일 출국한다. 미국 쪽 반응을 먼저 확인하고 온다는 입장이라 조금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미국에 가기 전에 또 만날 생각인데, 어떤 방식이 좋을지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KT로서는 잡아야 할 선수가 한두 명이 아니다. 올해 21명의 FA 선수가 시장에 나오면서, KBO 규약 제173조 [FA 획득의 제한]에 따라 타 구단 소속 FA 승인 선수 중 3명까지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KT는 유한준, 박경수로 이어지는 구단 팀 문화를 잘 잇고, 리더십을 인정받는 베테랑 황재균(38)과 장성우(35)를 합리적인 선에서 잡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외부 FA도 노려보겠다는 계획이다. 그런 만큼 언제까지나 강백호에게 묶여 있을 수는 없다. 다행히 황재균, 장성우는 그런 구단의 사정을 이해했다.
나도현 단장은 "장성우는 2번째, 황재균은 3번째 FA다. 이 선수들과 그전에 만나 상황에 관해 설명해줬다. 선수들도 길게 보고 이해해줬다"라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박찬호 선수도 우리가 관심이 있는 건 맞다. 지금까지 에이전트와 한 번 만났고 다른 구단의 이야기도 만나고 싶어 하는 것 같아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 이런 상황이라 구단 입장에서는 머리가 아픈 것도 있다. 그래도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대응하려 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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