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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량 차인가 ABS 탓인가 '수준 미달' 주심 탓인가... '11사사구' 자멸한 韓 마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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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기자
류지현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맨 왼쪽)이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5 NAVER K-BASEBALL SERIES' 일본과 1차 평가전 5회초 심판 판정에 항의한 뒤 물러나고 있다.
류지현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맨 왼쪽)이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5 NAVER K-BASEBALL SERIES' 일본과 1차 평가전 5회초 심판 판정에 항의한 뒤 물러나고 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아쉬운 볼 판정과 제구력 난조 속에 일본에 패배했다.


한국 대표팀은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5 NAVER K-BASEBALL SERIES' 일본 대표팀과 1차전에서 4-11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 대표팀은 프로 선수들이 출전하는 국제대회에서 일본 상대 10연패를 기록했다. 2015년 WBSC 프리미어12 준결승에서 4-3으로 꺾은 이후 10번의 국제대회에서 일본에 내리 패했다. 2017년 아시아 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2패, 2019년 프리미어 12에서 2패, 2020 도쿄올림픽(2021년 개최) 1패, 2023년 WBC 예선전 1패, 2023년 APBC 2패, 2024년 프리미어12 예선 1패, 이날까지 10연속 패배다.


안타 수 일본 12개, 한국 6개, 사사구 일본 3개, 한국 11개로 투·타에서 완벽히 밀렸다. 특히 1이닝 2피안타 2탈삼진의 성영탁을 제외하고는 곽빈 3⅓이닝 1볼넷, 이로운 ⅓이닝 1볼넷, 김택연 ⅓이닝 2볼넷, 이호성 0이닝 1볼넷 1사구, 김건우 2이닝 2볼넷 1사구, 이민석 1이닝 2볼넷으로 자멸한 것이 아쉬웠다.


대표팀 이호성이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5 NAVER K-BASEBALL SERIES' 일본과 평가전에서 아쉬움과 함께 강판당하고 있다.

물론 한국 입장에서도 기량 외적으로 할 말이 있었다. 로봇 심판에 익숙한 한국의 어린 투수들은 오랜만에 접한 인간 심판의 오락가락 판정에 고전했다. 이날 주심은 미국 메이저리그 최초 여성 심판으로 유명한 젠 파월(49). 파월은 2016년부터 마이너리그 심판을 맡았고 올해 8월 9일 마이애미-애틀랜타전에서 금남(禁男)의 영역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정확도가 높은 심판이라 보긴 어려웠다. 메이저리그 심판 판정을 기록하는 '엄파이어 스코어보드'에 따르면 파월의 올해 판정 정확도는 92.9%였다. 꾸준한 콜의 비율은 93.8%로 메이저리그 심판 평균에 속했으나, 정확도에서는 평균에 못 미쳤다.


한국 투수들은 파월의 심판 판정에 고전했다. 특히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빠른 직구를 질러 넣는 투수들의 장점이 하나도 발휘되지 못했다. 동점과 역전을 허용한 4회말과 5회말이 아쉬웠다. 3-3 동점이 된 4회말 2사 1, 2루에서 이로운은 사카모토 세이시로와 사사키 다이에게 볼넷을 줘 어려움을 겪었다.


다른 필승조들도 흔들리긴 마찬가지였다. 김택연은 5회말 노무라에게 볼넷을 줬고 모리시타 쇼타에게 중전 안타를 내준 뒤 이호성과 교체됐다. 이호성은 대타 기시다 유키노리에게 초구 스리런을 허용했고 이시가미 타이키에게 볼넷, 니시카와 미쇼를 맞히는 등 아웃 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성영탁과 교체됐다. 5회말에만 6실점 빅이닝을 허용한 한국은 끝내 점수 차를 뒤집지 못하고 패했다.


2025시즌 KBO리그에 적용될 새로운 ABS 스트라이크 존. /사진=KBO 제공

일찍이 예고된 참사였다. KBO 리그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을 도입했다. 일관되지 않은 인간 심판 판정에 공정성을 위해 도입된 것으로, 스트라이크 존에 조금만 걸쳐도 정확하게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는 시스템에 팬들은 환호했다.


ABS 시스템은 투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스트라이크 존에 살짝 걸치기만 해도 스트라이크 판정을 일관되게 잡아준 덕분에 핀포인트 제구력을 갖추지 않아도 됐다. 특히 뛰어난 구위에도 프로급 제구를 갖추지 못한 어린 투수들이 빠르게 1군에 자리 잡으면서 젊은 스타들이 탄생하는 긍정적인 면도 발견됐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함은 있었다. 국제대회에서는 여전히 ABS가 도입될 일이 요원했고, 스트라이크존 역시 KBO 리그보다 좁았다. 올해 KBO 리그는 스트라이크존 상단의 스트라이크 기준을 지면으로부터 신장의 55.75%로 잡고 있는데, 이는 메이저리그의 53.5%보다 2.25% 높다. 55.75% 역시 첫 도입 때의 56.35%보다 낮춘 것이지만, 여전히 메이저리그보다 키 180㎝ 선수 기준 상단 4.05㎝ 더 스트라이크를 잡아주고 있다.


국제무대에서는 조금 더 정교한 제구력과 좁은 스트라이크 존에도 상대의 파워를 이겨낼 수 있는 강력한 구위가 요구됐기에 우려의 시선도 분명히 있었다. 실제로 이날 대표팀의 어린 투수들은 리그에서처럼 자신 있게 질러 넣은 하이 패스트볼을 파월 주심이 잡아주지 않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젠 파월 주심(오른쪽)이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5 NAVER K-BASEBALL SERIES' 한일전에서 주심을 맡았다.

일본 투수들이 파월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에 빠르게 적응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선발 투수 좌완 소타니 류헤이는 3이닝 동안 2개의 삼진만 솎아내며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일본에서 불안한 제구로 위기를 자초한 건 3개의 볼넷을 합작한 기타야마 코키와 후지히라 소마뿐이었다.


기량 면에서 한국 마운드가 일본에 밀린 것과 별개로 파월 주심이 수준 미달인 것도 분명했다. 문현빈은 일본 좌완 모리우라 다이스케의 3구째를 공략해 1루에 진출했다. 문현빈의 타구는 마운드를 강타한 뒤 1루 쪽으로 휘었는데 그걸 일본 1루수 사사키 다이가 잡아냈다.


이때 파월 주심이 홀로 아웃 판정을 강하게 주장하는 장면이 중계 화면을 통해 잡혔다. 파월 주심은 문현빈의 타구가 모리우라의 발에 맞고 튕긴 것을 사사키가 바로 잡아 아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TV 중계 느린 화면에서는 타구가 마운드 흙을 먼저 강타하고 모리우라의 다리에 맞아 굴절된 것이 보였다. 흙먼지까지 날리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오심이 분명해졌다. 내야 안타가 아웃으로 둔갑하는 순간이었다. 류지현 감독을 비롯한 한국 대표팀의 항의에도 번복은 없었다. 한국은 추가 득점에 실패하면서 추격 의지가 꺾였고 그대로 10연패를 받아들여야 했다.


한국의 문현빈이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5 NAVER K-BASEBALL SERIES' 일본 대표팀과 1차전 5회초 땅볼 아웃 판정을 받고 아쉬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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