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행까지 염두에 뒀던 천재 타자였다. 하지만 한화 이글스의 화끈한 첫 제안에 강백호(26)는 마음을 돌려 한국 잔류를 선택했다.
한화 구단은 20일 "자유계약선수(FA) 강백호를 영입했다. 계약 규모는 4년간 계약금 50억 원, 연봉 30억 원, 옵션 20억 원 등 최대 100억 원 규모"라고 공식 발표했다.
영입 이유로는 "시즌 종료 후 타선 강화에 목적을 두고 스토브리그에 임했다. 강한 타구 생산 능력 갖춘 강백호 영입에 성공하며 타선 뎁스 강화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고 밝혔다.
과정은 속전속결, 일사천리 그 자체였다. 당초 한화의 이번 오프시즌 최우선 목표는 코디 폰세(31)-라이언 와이스(29) 외국인 원투펀치의 잔류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메이저리그의 강력한 러브콜을 받고 있었고, 보통 윈터미팅 무렵 결정되기에 마냥 손 놓고만 있을 수 없었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12월 8일부터 11일까지 열릴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 거취가 달린 건 폰세, 와이스만이 아니었다. 올해 4월 미국의 유명 스포츠 에이전시 '파라곤 스포츠 인터내셔널'과 에이전트 계약을 맺은 강백호는 이번 주 미국 출국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전날(19일) 열린 2025 KBO 2차 드래프트에서 고액 연봉자 안치홍(35)과 베테랑 이태양(35) 등 총 4명의 선수가 나가면서 한화는 샐러리캡에도 여유가 생겼다.
야구계에서는 강백호가 원하는 계약 규모가 어느 정도 알려진 터라, 한화는 자신 있게 배팅에 나설 수 있었다. 영입 발표 후 손혁 한화 단장은 "강백호 선수 측에 19일 2차 드래프트 종료 후 만나 영입 의사를 전했다. 20일 오후 선수가 구단 사무실에 방문해 최종 조율 및 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진출에 대한 뜻은 언론을 통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 구단에 꼭 필요한 선수였던 만큼, 노력은 해보자는 의미에서 만났다. 선수가 구단의 조건을 받아들여 영입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강백호의 영입으로 한화는 문현빈(21)-강백호-노시환(25)-채은성(35)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상위 타선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올해 한화는 정규시즌 팀 홈런 6위(116개), 타율 4위(0.266), OPS 5위(0.730)로 화력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결국 포스트시즌에서 한계를 느꼈고 팀 홈런 1위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에서 만나 5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다. 팀 타율·출루율 1위 LG 트윈스에는 1승 4패로 완패하며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만족했다.
강백호는 타격 재능 하나로 100억 원을 받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한화에는 최적의 영입으로 여겨진다. 손혁 단장은 "강백호는 리그에 최근 희소성을 가진 좌타 거포다. 우타 거포인 노시환과 타점 생산 능력이 뛰어난 채은성 그리고 타격 능력이 성장중인 문현빈까지 함께 타선을 꾸린다고 하면 위압감 있는 타선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지적받던 수비 포지션에 대한 아쉬움과 8m 높이의 좌측 몬스터 월에 대한 걱정도 일단 접어뒀다. 손혁 단장은 "강백호의 136개 홈런 중 56개가 좌월, 중월 홈런이다. 여기에 우중월 홈런까지 더하면 82개에 달한다. 또 반드시 홈런이 아니더라도 강한 타구로 주자들을 불러들이는 것이 중요한 만큼 타선이 강해진다는 것에 더욱 의의를 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비 포지션은 일단 감독님의 구상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 정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 일단 구단에서 강백호의 자료를 통해 포지션별 기록을 정리한다. 그 뒤 스프링캠프를 치르면서 감독님과 코치진의 구상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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