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장이 몸소 그라운드를 뒹굴고 2006년생 선수단 막내는 형들 앞에서 과감하게 사령탑의 명장면을 재현했다.
LG는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5 러브기빙 페스티벌 with 챔피언십'을 개최했다. 2008년 'LG 트윈스 러브 페스티벌'로 야구 꿈나무들을 위한 후원 행사로 시작된 이번 페스티벌은 2017년부터 '러브기빙데이'로 이름을 바꾸며 팬과 선수단이 함께하는 무대로 거듭났다.
올해 LG는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모두 제패하면서 4번째 통합 우승을 달성하는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구단 홈 관중도 총 154만 2458명(리그 2위)에 달하는 등 신기록을 세웠고 그 열기는 한국시리즈가 끝난 지 3주가 됐음에도 여전했다.
이미 지난 1일 '한국시리즈 통합우승 IN 잠실'이란 이름의 우승 행사를 했음에도 이날 잠실 야구장에는 1만 3690명의 인파가 몰렸다. 오후 1시 무렵부터 LG 팬들로 잠실야구장은 들썩였고 선수들이 직접 팬들을 맞이한 오후 2시 30분부터는 발 디딜 틈이 보이지 않았다.
지난 우승 행사에 큰 화제가 됐던 선수단 입장 맞이와 청백전은 또 한 번 큰 호응을 얻었다. 급하게 진행됐던 지난번과 달리 이번에는 트윈스팀의 홍창기 단장과 엘지팀의 임찬규 단장이 양복을 입고 잠실 야구장에 출근해 팀을 꾸리는 과정도 공개됐다. 문보경은 홍창기, 김진성과 1대 2 트레이드되기도 했다.
홍창기 단장-박관우 감독의 트윈스팀은 성동현(포수)-김진성(2루수)-최채흥(지명타자)-구본혁(중견수)-송승기(3루수)-함창건(유격수)-박명근(우익수)-홍창기(1루수)-김진수(좌익수)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오지환.
이에 맞선 임찬규 단장-김영우 감독의 엘지팀은 백승현(유격수)-손주영(중견수)-문성주(1루수)-김주성(지명타자)-이영빈(좌익수)-우강훈(3루수)-최원영(우익수)-박시원(포수)-김영우(2루수)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신민재.
초반에는 야수들의 강속구 맞대결이 눈에 띄었다. 1회말 마운드에 오른 오지환이 최고 시속 137㎞의 직구를 던져 놀라움을 안겼다. 2회말에는 구본혁이 마운드에 올라 최고 시속 145㎞ 빠른 공으로 최원영을 루킹 삼진을 잡아 팬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문보경은 3회초 등판에 앞서, 시즌 중 화제가 됐던 닮은 꼴 초등학생 소녀와 손잡고 함께 마운드에 올랐다. 노란 분장을 잔뜩 칠한 김진수의 미니언즈는 계속해서 눈길을 끌었다. 이 와중에 구본혁은 좌익수로 나와 경기 중 펜스에서 미니 사인회를 열기도 했다.
하이라이트는 선수단 막내 박관우의 염경엽 감독 따라 하기 퍼포먼스였다. 트윈스 팀을 이끌던 박관우는 최채흥의 삼진 판정에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주심에게 항의했다. 이때 1985년생 김진성이 수석코치로서 박관우를 말려 웃음을 자아냈다. 박관우는 결국 주심과 배치기 판정 끝에 퇴장당했다. 이는 올해 초 염경엽 감독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가 배치기한 것을 패러디한 것이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은 안익훈이 4회초 첫 타석에서 미니 은퇴식을 가졌다. 박동원과 그의 딸 채이 양이 꽃다발을 줬고 안익훈은 팬들에게 소감을 밝혔다. 안익훈은 마지막 타석에서 투수 문보경의 공을 통타해 좌익선상 2루타를 쳐 유종의 미를 거뒀다.
4회말 김광삼 투수코치, 5회초 이동현 신임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팬들에게 깜짝 인사를 했고, 차명석 단장이 대미를 장식했다. 이미 유격수 차명석을 예고했던 LG는 수비 하는 장면을 위해 경기를 쉽게 끝내지 않았다.
타석의 신민재가 2루 쪽으로 2번 연속 타구를 보냈음에도 심판들은 파울을 선언하며 경기를 끝내지 않았다. 차명석 단장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결국 자신의 앞으로 오는 땅볼 타구에 차명석 단장은 과감하게 대시했고 그 과정에서 스텝이 꼬이며 그라운드를 뒹굴었다. 잠실야구장의 모두가 웃음을 터트렸고, 그제야 LG 선수단은 경기를 끝냈다.
청백전 후 전날(21일) 4년 총액 65억 원에 LG 잔류를 선택한 주장 박해민의 감사 인사가 이어졌다. 박해민은 "팬들의 응원 덕분에 잔류했다"고 고개를 숙이며 "마킹을 고민하는 분들 있던데 4년 동안 열심히 마킹해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밝혔다.
박해민과 토크 콘서트 후 선수단 공연, 응원단 응원전, 레이저쇼,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이후 2026년 신인 선수단이 그라운드로 나와 어린이 팬들과 키즈런을 진행하며 행사가 마무리됐다. 이날 행사 기념품을 제외한 판매 수익 전액은 사회복지법인 '신아원'과 '임마누엘집'에 기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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