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23·삼성생명)이 호주오픈을 제패하며 시즌 10관왕에 올랐다. 단일 시즌 여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을 스스로 경신했을 뿐 아니라, 남자 단식에서 쓰인 기네스 기록까지 단 한 개의 우승만을 남겨두며 월드클래스 위상을 입증했다.
안세영은 23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스테이트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2025 BWF(세계배드민턴연맹) 슈퍼 500 호주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7위 푸트리 쿠수마 와르다니(인도네시아)를 2-0(21-16, 21-14)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까지 압도적이었다. 안세영의 결승전 경기 시간은 44분에 불과했다. 이번 대회 내내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무실세트 우승으로 세계 최강의 압도적인 기량을 뽐냈다.
결승 1세트에서 안세영은 초반 4-0으로 앞서며 기선을 제압했다. 한때 와르다니의 추격에 11-13으로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다시 14-13으로 재역전에 성공한 뒤 16-16으로 맞선 상황에서 연속 5득점을 몰아치며 21-16으로 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 역시 비슷한 흐름이었다. 7-5 리드 상황에서 9-9 동점을 허용했지만 다시 14-10, 18-12로 점수 차를 벌렸고, 결국 21-14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세트 중반까지 상대에게 추격을 허용하다가도 특유의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대회 정상에 올랐다.
이날 우승으로 안세영은 ▲말레이시아오픈(슈퍼 1000) ▲인도오픈(슈퍼 750) ▲오를레앙 마스터스(슈퍼 300) ▲전영오픈(슈퍼 1000) ▲인도네시아오픈(슈퍼 1000) ▲일본오픈(슈퍼 750) ▲중국 마스터스(슈퍼 750) ▲덴마크오픈(슈퍼 750) ▲프랑스오픈(슈퍼 750) 등 9개 대회에 이어 호주오픈까지 총 10개의 월드투어 타이틀을 들어 올렸다. 지난 2023시즌 자신이 세웠던 BWF 여자 단식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9회)을 넘어섰다.
유럽 배드민턴 전문 매체 '배드민턴 유럽'도 안세영의 이번 우승을 집중 조명했다. 매체는 "호주오픈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2025년 월드투어 10번째 우승을 차지했다"며 "한 해 동안 여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을 경신했다"고 전했다.
'배드민턴 유럽'을 비롯한 복수 매체에 따르면 안세영은 2025년 월드투어 14개 대회에 출전해 11번 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에 오르지 못한 대회는 5월 싱가포르 오픈 한 차례뿐이었다.
단일 시즌 국제대회 최다 우승 기네스 기록은 2019년 켄토 모모타(일본)가 남자 단식에서 세운 11회다. 안세영은 이번 호주오픈 우승으로 시즌 10승을 채우며 모모타의 11회 우승 기록에 1승 차로 다가섰다. 이미 여자 단식 기준으로는 독보적인 기록을 쓰고 있고 전체 단식 종목을 통틀어도 역대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위치에 섰다.
싱가포르 매체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안세영이 특히 중국 선수들에게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며 "안세영은 2025년에 치른 10번의 결승전에서 8번이나 중국 선수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세계랭킹 2위 왕즈이(중국)는 결승에서만 안세영에게 6차례 패했다"고 놀라워했다. 사실상 올 시즌 안세영에게 적수가 없다는 극찬이다.
우승 소감에서 안세영은 기록 경신보다는 과정과 집중을 강조했다.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에 따르면 안세영은 "열 번째 우승을 차지하게 되어 정말 특별하다. 정말 기쁘다"며 "(모모타의) 기록을 깨고 싶지만, 지금은 한 단계씩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항상 최선을 다해 플레이하고 싶다"고 밝혔다.
안세영은 이번 호주오픈을 무실세트로 끝냈다. 이제 안세영은 오는 12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BWF 월드투어 파이널스(왕중왕전)에서 11관왕을 정조준한다. 시즌 상위 선수들만 모이는 왕중왕전에서 또다시 정상에 설 경우 안세영은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과 배드민턴 단식 전체 세계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