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파죽의 7연승을 달렸다. 승점이 같았던 2위 KB손해보험과의 맞대결조차 3-0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헤난 달 조토 감독은 그러나 "오늘 밤만 지나면, 오늘 경기는 지난 경기가 된다"면서 연승 기록보다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대한항공은 25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프로배구 V-리그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KB손해보험을 3-0(25-19, 25-23, 25-22)으로 완파했다. 경기 전 나란히 승점 19점으로 1, 2위였던 두 팀의 맞대결이지만, 헤난 감독이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할 정도로 일방적인 흐름으로 끝났다.
첫 세트부터 러셀이 블로킹 4개와 서브 에이스 2개 등 10점으로 맹활약하며 여유 있게 기선을 제압한 대한항공은 2세트도 치열한 접전 끝에 25-23으로 따내며 승기를 잡았다. 3세트에선 한때 8점 차 열세에 몰리며 추격을 허용하는 듯보였으나, 그 열세를 뒤집는 저력을 선보이며 3세트 만에 경기를 마쳤다. 헤난은 트리플 크라운에 마지막 남았던 서브 에이스 1개를 매치 포인트와 함께 달성했다. 연속 경기 승리를 무려 7경기로 늘렸다.
경기 후 헤난 감독은 "선수들에게는 기록적인 부분에 대해선 아무 말도 안 할 거다. 대신 '잘했다, 축하한다'고만 말할 것"이라며 "이기고자 하는 마음,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그렇게 중요하다. 훈련 과정에서 나오는 내용들이다. 사실 KB손해보험을 상대로 3-0 승리를 거두는 게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다. 서브와 블로킹에서 승부가 갈린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이날 러셀의 활약이 눈부셨다. 러셀은 이날 양 팀 최다인 25점에 블로킹 5개, 서브 에이스 3개, 후위 공격 8개를 더해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1세트 기선제압은 물론 2세트 막판, 3세트 대역전 등 중요한 순간마다 여지없이 러셀이 날아올랐다. 경기에 마침표를 찍은 서브에이스 역시 러셀의 몫이었다.
헤난 감독은 "러셀의 컨디션이 올라가고 있다. 오늘은 한선수(세터)와 타이밍도 너무 잘 맞았다. 자신감이 올라오는 거 같다. 러셀도 잘 적응하고 있다"면서 "러셀도 러셀이지만, 오늘은 특히 강조하고 싶은 건 교체로 들어온 선수들의 역할이 돋보였다는 점이다. 교체로 들어가는 선수들의 역할은 앞으로도 더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러셀의 장점은 서브와 블로킹, 그리고 중요한 순간 해주는 결정력"이라며 "이를 위해선 몸 상태도 좋아야 하고 멘털도 강해야 한다. 제일 어려운 게 그 레벨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다. 지도자로서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선수들의 특징, 장점을 파악해서 극대화시키는 게 지도자의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승리로 대한항공은 파죽의 7연승을 달렸다. 8승 1패(승점 22점), 개막 9경기 만에 '전 구단 상대 승리'까지 따냈다. 2위 KB손해보험(승점 19점)과 격차는 3점 차다. 특히 2위 KB손해보험마저 3-0으로 이긴 만큼 앞으로 상승세가 얼마나 더 가파르게 오를지에 관심이 쏠린다.
헤난 감독은 다만 연승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매 경기를 그 자체로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오늘 밤만 지나면 오늘 경기는 지난 경기일뿐"이라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는 있지만,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부분 중 하나는 매 경기가 새로운 스토리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헤난 감독은 "중요한 건 새로운 상황이 일어났을 때 플레이를 만들어가는 거다. 선수들이 그걸 잘하고 있다. 다음 경기는 한국전력전이다. 한국전력전 역시 새로운 스토리이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 나올지 모른다. 새로운 게 나왔을 때 적응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연승의 흐름에 기대기보다는 매 경기 그 자체에 오롯이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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