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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는 초대박→최저연봉은 국민 1.16배' 리그 호황을 극소수만 누리는가 [류선규의 비즈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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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선규 전 SSG 랜더스 단장
한화로 이적한 강백호. /사진=한화 이글스
한화로 이적한 강백호. /사진=한화 이글스
두산 박찬호. /사진=두산 베어스

프로야구 FA(프리에이전트) 시장이 연일 광풍이다. 박찬호(KIA 타이거즈→두산 베어스) 4년 80억 원(이하 최대 총액), 강백호(KT 위즈→한화 이글스) 4년 100억 원, 박해민(LG 트윈스 잔류) 4년 65억 원, 김현수(LG→KT) 3년 50억 원(전액 보장). 예상을 뛰어넘는 대박 계약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KBO리그는 지난해와 올해 연달아 1000만 관중을 돌파하며 구단 매출이 크게 늘었고, 그 여력이 FA 영입에 즉각 투입되면서 선수 시장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화려한 FA 시장 뒤편에는 좀처럼 주목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바로 '최저연봉 선수들'이다. 신인 선수들은 최저연봉 대상인데 2025년 기준 3000만 원이다.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마치고 처음 받는 연봉으로만 보면 적은 금액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문제는 입단 연차는 올라가는데 연봉이 제 자리에 머물 경우이다. 군 복무를 마치고 입단 후 5년 이상 지나 20대 후반 나이가 됐는데도 1군에 자리 잡지 못한 채 여전히 최저연봉 수준에 머문다면, 연 3000만 원은 단순히 적은 금액이 아니라 생계 유지에 어려움을 느끼는 수준으로 전락한다.


LG 김인석 대표이사(왼쪽)와 박해민. /사진=LG 트윈스

실제 사례도 있다. 한화 이글스 투수 이충호(31)는 2013년 한화의 지명을 받고 입단해 13년 차가 된 올해 연봉 3400만 원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지난 21일 방출 통보를 받았다. 이처럼 20대 후반이 지난 나이에 여전히 3000만 원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여럿 있다. '프로야구 선수'라는 타이틀과 현실의 생계 사이의 괴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KBO(한국야구위원회)의 샐러리캡 산정 방식은 신인·외국인·FA를 제외한 상위 40명을 기준으로 하는데, 40번째 선수의 연봉이 최저연봉에 근접해 있다. 즉 구단이 한 시즌을 운영하는 약 80명 내외 선수 중 절반 가까이가 사실상 '최저연봉 라인'에 묶여 있는 셈이다.


프로야구 최저연봉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출범 원년인 1982년 600만 원에서 1995년 1000만 원, 2001년 1500만 원, 2004년 1800만 원, 2005년 2000만 원, 2010년 2400만 원, 2015년 2700만 원, 2021년 3000만 원으로 점진적으로 인상돼 왔다. 표면적으로는 꾸준히 올랐다고 볼 수 있지만, 문제는 '일반 국민의 최저임금 상승 속도'가 프로야구 최저연봉 인상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됐다는 데 있다.


*자료=KBO, 최저임금위원회.

실제 비교를 위해 1989년부터 2026년까지 최저임금위원회가 고시한 시간급(주 40시간+주휴 포함 월 209시간 기준)을 연봉으로 환산해 KBO 최저연봉과 비교해 보면 흐름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우리나라 최저임금 제도는 1988년부터 시행됐고 이 해는 업종별 시간급이 달라 단일 최저임금이 도입된 1989년부터 KBO 최저연봉과 비교함) 1989년에는 KBO 최저연봉이 일반 국민 최저연봉의 3.99배였지만 2026년에는 1.16배에 불과하다. 즉 38년 동안 프로야구 선수 최저연봉의 상대적 가치는 사실상 '일반 국민과 별반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최저연봉이 일반 국민의 수준에 근접했다는 건 최저연봉 선수들의 생활이 그만큼 어려워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프로야구는 지금 만원 관중, 초대형 FA 계약, 중계권 시장의 확대 등 외형상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으나, KBO리그 선수들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현재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된다면 최악의 경우 유망주의 선수생활 조기 포기, 백업층 붕괴, 리그 전반의 경쟁력 약화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KT 김현수. /사진=KT 위즈

KBO와 각 구단, 그리고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리그의 번영이 소수 선수에게만 집중되는 구조에서 벗어나, 다수 선수들의 삶과 연결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당장 인상이 어렵다면 최소한 3~5년 로드맵이라도 구축해 일반 국민 최저임금 대비 KBO 최저연봉이 1.5배 수준은 유지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이것이 한국 프로야구가 해결해야 할 가장 근본적이고 시급한 과제다.


최근 20년간 KBO의 최저연봉 인상 주기가 5~6년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최저연봉 3000만 원이 2021년부터 적용된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5년 만인 내년 2026년은 최저연봉 인상을 논의할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류선규 전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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