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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라 또 버림 받았다' 브라질 배구스타의 좌절, '끝내' 여자 클럽 월챔 출전 꿈 무산

발행:
안호근 기자
브라질 오사스코 소속 티파니 아브레유. /사진=티파니 아브레유 SNS
브라질 오사스코 소속 티파니 아브레유. /사진=티파니 아브레유 SNS

세계 최초의 트랜스젠더 국가대표 선수인 티파니 아브레유(31·브라질)의 국제배구연맹(FIVB) 클럽 월드챔피언십 출전이 무산됐다. 이유는 다름 아닌 트랜스젠더 선수라는 점 때문이었다.


중국 시나스포츠는 26일(한국시간) '트랜스젠더 배구 스타 티파니가 클럽 월드챔피언십에 불참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FIVB는 최근 클럽 월드챔피언십에 나설 최종 8개 팀을 공개했는데 중국 배구 스타 주팅이 이탈리아 코네글리아노 소속으로 뛴다는 소식과 함께 브라질 오사스코 소속 티파니는 이번 대회 20인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티파니는 브라질 배구 선수로 당초 호드리구 아브레유라는 이름으로 브라질과 포르투갈, 프랑스, 인도네시아, 스페인 등을 거치며 남자 선수로 활약했다. 남자리그에서도 두 차례나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할 정도로 출중한 실력을 자랑하던 선수였다.


그러나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 끝에 2012년 결국 성전환 수술을 선택했다. 신장 194㎝, 체중 84㎏으로 여성 선수로는 매우 강점을 가진 신체조건을 앞세운 그는 당초 배구를 포기하려 했으나 2017년 FIVB의 여자팀 출전 허가를 받고 브라질 슈퍼리그에서 여자 선수로 다시 코트에 설 수 있었다.


티파니가 지난 시즌 오사스코의 트레블을 견인한 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티파니 아브레유 SNS

한계를 극복한 트랜스젠더 스타로 이름을 알리며 아디다스의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Impossible Is Nothing)'라는 슬로건에 맞춰 광고 모델로 활약하기도 했다.


티파니는 최근 몇 시즌 동안 오사스코의 핵심 공격수로 활약했다. 시나스포츠는 "그의 활약은 지난 시즌 오사스코가 트레블을 차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브라질 수페르리가 결승전에서 티파니는 24점을 올려 보루세시를 꺾고 우승을 이끌었고 준결승 2차전에서는 28점을 올렸고 결정적인 준결승 3차전에서도 21점으로 활약했다. 티파니는 수페르리가에서 23년 동안 최다 득점자로 알려져 있다"고 소개했다.


새 시즌에서도 티파니는 오사스코의 핵심 공격수로 활약했고 초반엔 60% 이상의 공격 성공률을 자랑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더욱 월드챔피언십 엔트리 제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여성 선수로 뛰기 시작한지 10년이 다가오지만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하고 특히나 국제대회 때엔 논란이 재점화되는 게 그 이유다. 시나스포츠는 "티파니가 클럽 월드챔피언십에 불참하게 된 이유는 트랜스젠더라는 사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티파니는 원래 남자 선수로 활동하며 두 차례나 MVP를 차지한 선수였다"고 설명했다.


오사스코의 티파니. /사진=티파니 아브레유 SNS

원칙적으로는 문제될 게 없다. FIVB에서 티파니를 여성 선수로 승인했기 때문이다. 브라질 리그에서 뛸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종목을 불문하고 트랜스젠더 선수가 여성으로 뛰는 게 합당한 일인지에 대한 논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성전환 수술과 호르몬 주사 투여 등으로 완전히 남성성을 벗을 수 있는지에 대한 확실한 답을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티파니는 남자 선수로도 MVP를 수상할 만큼 빼어난 능력을 갖췄던 선수였기에 이를 상대해야 하는 팀들 입장에선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앞서 국제대회 출전 시도는 수차례 있었다. 그러나 번번이 고개를 떨궜다. 시나스포츠는 "브라질 대표팀 감독은 티파니를 대표팀에 합류시키려 했으나 일부 선수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티파니는 FIVB의 트랜스젠더 선수 규정을 충족했지만 오사스코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 티파니 대신 지난 시즌 오사스코의 3관왕에 기여한 나탈리아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FIVB의 승인에도 트랜스젠더 선수들이 여성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이 정당한 것인지에 대한 부분은 여전히 쉽게 해결될 수 없는 민감한 사안이다. 유독 티파니에게만 적용되는 문제는 아니다.


시나스포츠는 "최근 몇 년간 배구계에서 트랜스젠더 선수 논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베트남 여자 대표팀의 응우옌 티 비엣 꽌은 성정체성 문제로 세계선수권에서 빠졌고 베트남 U-21 여자팀은 트랜스젠더 선수가 포함됐다는 이유로 FIVB로부터 대회 참가 자격을 박탈당했다"고 전했다.


높은 체공력을 바탕으로 강스파이크를 날리는 티파니. /사진=티파니 아브레유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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