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남은 기회는 단 90분이다. 마지막 한 경기 성적에 따라 프로축구 K리그1 역사에 남을 2025시즌 득점왕 타이틀의 주인공이 가려진다.
하나은행 K리그1 2025시즌은 오는 30일 오후 2시 파이널 B그룹(하위 스플릿), 오후 4시 30분 파이널 A그룹(상위 스플릿) 3경기씩 동시에 열리는 것으로 한 시즌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최종전까지 모두 치러진 뒤 득점 1위와 도움 1위에게 주어지는 득점상과 도움상 타이틀의 주인공도 확정된다.
지난 2021~2022시즌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이 토트넘 시절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공동 득점왕(23골)에 올랐던 것과 달리, K리그는 개인 타이틀의 '공동 수상'은 없다. 득점이나 도움 기록이 같으면 출전 경기 수, 혹은 분 단위의 출전 시간까지 따져 단 한 명에게만 타이틀을 준다.
최종전을 앞두고 득점왕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는 건 '최우수선수상(MVP) 후보' 싸박(수원FC)이다. 33경기 17골로 2위권에 2골 앞서 있다. 그 뒤를 15골을 기록 중인 이호재(포항 스틸러스·33경기)와 전진우(전북 현대·35경기), 14골을 넣은 주민규(대전하나시티즌·34경기)와 모따(FC안양·36경기)가 뒤쫓는 흐름이다. 다만 주민규와 모따는 경기 출전 수도 싸박보다 많아 최종전에서 4골 이상을 넣어야 역전에 성공하는 만큼, 4위권의 득점왕 역전 등극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사실상 싸박의 쐐기 득점포 또는 이호재·전진우의 대역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싸박이 광주FC전에서 득점을 터뜨린다면 사실상 득점왕 타이틀에 쐐기를 박을 수 있다. 수원FC가 최종전을 통해 강등권 탈출을 노린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큰 득점일 수 있다. 반대로 이호재, 전진우는 각각 소속팀의 순위가 확정된 상황이라 부담 없이 최종전을 치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이미 박태하 포항 감독은 이호재의 최종전 선발 출전을 예고했고, 전진우 역시도 최대한 많은 출전 시간을 보장받을 전망이다. 경기 도중 페널티킥 키커 역할을 맡는 등 이른바 '몰아주기'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만약 싸박이 득점왕 타이틀을 품는다면 지난해 무고사(인천 유나이티드)에 이어 2년 연속 외국인 선수가 K리그1 득점왕에 오른다. 그에 앞서 2021시즌엔 주민규(당시 제주), 2022시즌 조규성(미트윌란·당시 전북), 2023시즌 주민규(당시 울산)가 차례로 득점왕 타이틀을 품은 바 있다. 나란히 최종전 출전을 전제로 싸박과 이호재는 34경기, 전진우는 36경기여서 득점 동률 시 경기 출전 수 때문에 희비가 갈릴 수 있다. 특히 싸박과 이호재는 출전 시간도 싸박이 겨우 6분 더 많은 상황이라 단 몇 분 차이로 타이틀 주인공이 바뀔 수도 있다.
도움왕 경쟁은 사실상 세징야(대구FC)가 확정적이다. 이동경(울산)과 함께 12개로 도움 수는 같지만, 올 시즌 부상 여파로 결장한 경기가 많아 이동경보다 12경기나 덜 뛰었다. 더구나 이동경은 갈비뼈 부상으로 최종전 출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세징야가 최종전에 출전해 도움을 추가하지 못하더라도, 규정상 출전 경기 수가 더 적은 세징야가 도움왕 타이틀을 품게 된다. 그 외의 선수들과는 4개 이상 차이가 나 한 경기 만으로 역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세징야가 도움왕에 오르면 지난 2018시즌 이후 7년 만에 도움왕 타이틀을 품게 된다. 지난 시즌 안데르손(FC서울·당시 수원FC)에 이어 2시즌 연속 외국인 선수의 도움왕이기도 하다. K리그1 득점왕에게는 상금 500만원과 상패, 도움왕은 상금 300만원과 상패를 각각 받는다. K리그 대상 시상식은 내달 1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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