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 스틸러스와 기성용(36)이 1년 더 동행을 이어간다. 당초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예정이던 기성용은 자신을 향해 손을 내밀어준 구단에 대한 보답 의미에서 은퇴를 미루기로 했다.
포항 구단은 25일 기성용과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 7월 시작된 기성용과 포항 구단의 동행은 내년까지 더 이어지게 됐다.
기성용은 지난여름 포항 입단 이후 반 시즌 간 K리그1 16경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ACL2) 2경기에 나섰다. 특유의 정확한 킥과 시야를 바탕으로 경기의 흐름을 조율하며 중원의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공수 양면에서 중심축을 잡아준 그는 시즌 막판 풀타임 경기를 여러 차례 소화하며 건재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구단에 따르면 기성용은 그라운드 위뿐만 아니라 팀 내 최고참 신광훈과 함께 맏형의 역할을 든든히 해냈다. 풍부한 경험과 리더십으로 선수단의 중심을 잡아주며 경기 운영과 훈련 과정에서 후배들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전했다. 그의 존재는 어린 선수들에게 큰 신뢰와 동기부여가 됐고, 후배들 역시 기성용을 따르며 팀 분위기와 완성도를 함께 끌어올렸다. 결국 포항 구단은 재계약을 제안했고, 기성용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동행이 이어지게 됐다.
FC서울에서 뛰던 당시만 하더라도 기성용은 이번 시즌을 마치고 은퇴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여름 김기동 서울 감독 구상에서 제외된 사실을 인지하고 구단에 이적을 요청했다. 이후 박태하 감독 러브콜에 포항으로 이적했다. 해외가 아닌 국내에서 서울이 아닌 팀 유니폼을 입은 건 처음이었다.
이후 시즌을 마친 뒤 기성용의 거취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당초 계획대로 은퇴를 택할지, 아니면 서울을 떠나 새롭게 기회를 준 포항 구단에 보답할지 기로에 섰다. 포항 서포터스는 '내년에도 우리 모두 함께'라는 현수막 등을 통해 기성용과 동행에 대한 바람을 드러냈다. 박태하 감독도 "지금까지 충분히 잘해줬다. 나는 조금 더 했으면 좋겠는데 아직 결정을 해주지 않는다. 감독으로서는 내년에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6개월 짧은 기간이지만 이미 많은 것을 보여줬고 충분히 잘해줬다고 생각한다"며 동행 바람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결국 기성용은 당초 계획했던 은퇴를 미루고 포항 구단과 동행을 더 이어가기로 했다. 기성용은 "내가 힘들었던 시기에 박태하 감독님께서 손을 내밀어 주셨는데, 재계약으로 보답하는 게 도리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제2의 인생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지난 6개월간 팬분들께서 보내주셨던 사랑과 응원이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올해 보다 내년에 더 발전된 모습으로 팬분들을 찾아뵙고 싶다"는 재계약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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