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야말로 '부끄러운' 8강 진출이었다.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가까스로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에 올랐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3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프린스 파이잘 핀 파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에 0-2로 완패했지만, 다른 팀 결과 덕분에 8강 진출권을 따냈다.
앞서 이란과 0-0으로 비기고 레바논을 4-2로 꺾었던 한국은 이날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8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으나 후반에만 2골을 실점한 끝에 무기력한 완패를 당했다. 66.7%에 달하는 볼 점유율은 무의미했다. 오히려 슈팅 수는 6-8로 우즈베키스탄에 열세였고, 유효 슈팅 수는 단 1개(우즈베키스탄 4개)였다.
비겨도 8강 진출인 상황이 오히려 독이 됐다. 이날 전반부터 한국은 후방에서 볼 점유율을 높이며 안정에만 무게를 둔 채 경기를 치렀다. 전반전엔 우즈베키스탄도 힘을 빼면서 0의 균형이 이어졌다. 그러나 후반 초반 우즈베키스탄이 기세를 끌어올리자 한국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후반 3분 상대 중거리 슈팅 한 방에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
실점 이후에도 이민성호는 좀처럼 경기 흐름을 잡지 못했다. 무의미한 볼 점유 속 이렇다 할 기회는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후방 패스미스로 추가 실점 위기를 거듭 맞이하다, 결국 측면 크로스에 이은 추가 실점까지 얻어맞고 벼랑 끝에 내몰렸다. 이후에도 추격의 불씨를 지피기 위한 만회골을 터뜨리지 못한 한국은 결국 우즈베키스탄에 0-2로 완패했다.
충격패였다. U-23 대표팀으로 나선 한국과 달리 우즈베키스탄은 2살 어린 U-21 대표팀으로 이번 대회에 나섰다. 그런데도 한국은 이렇다 할 기회조차 제대로 만들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2골이나 실점한 수비뿐만 아니라, 골문 안쪽으로 향한 슈팅이 단 1개에 그친 데다 끝내 분위기를 바꾸지 못한 공격에서도 아쉬움이 진하게 묻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강 진출권이 찾아왔다. 같은 시각 이란이 레바논에 0-1로 패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은 승점 4점으로 우즈베키스탄(승점 7점)에 이어 조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레바논은 승점 3점, 이란은 승점 2점으로 탈락했다. 오롯이 실력으로 따낸 8강 진출권이 아닌 '어부지리' 8강행이었다.
C조 2위로 8강에 오른 한국은 D조 1위와 8강에서 격돌한다. D조 최종전은 14일 열리는데, 최종전을 앞두고 중국(승점 4점), 호주(3점), 이라크(2점), 태국(1점) 순이다. 최종전 결과에 따라 중국 또는 호주가 한국의 8강 상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8강에서도 이겨 4강에 오르면 일본-요르단전 승자와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툰다. 일본 역시 이번 대회에 2살 어린 U-21 대표팀이 나섰지만, 시리아를 5-0으로 대파하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3-0으로 완파하며 이번 대회에서 가장 먼저 8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한 팀이다.
대회 8강전은 오는 18일 오전 0시 30분 사우디 제다의 프린스 압둘라 알 파이살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만약 8강 관문을 또 넘지 못한 채 탈락하면 한국은 3개 대회 연속 8강에서 중도 탈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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