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록 2군이긴 하지만 고양 야구장에서 만난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서건창(37)의 표정은 편안했다. KIA 타이거즈를 떠나 무적 신분으로 보낸 3개월이 지났고 준비하면서 기다려보자는 '절친한 선배' 박병호(40·현 키움 잔류군 코치)의 조언에 끝내 기회를 다시 찾아왔다. 항간에는 울산 웨일즈 지원설 등 다양한 추측이 나왔지만, 서건창의 시선은 오직 한 곳, 친정팀인 히어로즈로 향했다.
서건창은 26일 히어로즈 2군 구장인 고양 국가대표 훈련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집으로 돌아온 느낌이다. 딱 그 느낌이다. 어떻게 보면 마지막 기회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구단에서 좋게 봐주신 덕분에 이렇게 오게 됐다. 그 부분에 있어서 굉장히 잘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다"는 복귀 소감을 전했다.
지난 16일 서건창의 전격적인 키움 히어로즈행 소식이 전해져 야구계가 놀랐다. 키움 구단은 "서건창과 연봉 1억 2000만원의 조건으로 선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2025 시즌 종료 후 KIA 타이거즈에서 방출된 서건창에게 키움 구단이 손을 내미는 낭만적인 장면을 연출한 것이다.
서건창은 한때 KBO 리그 최정상급 2루수였다. 2014시즌 히어로즈 소속으로 128경기서 201안타를 몰아치며 KBO 리그 최초 200안타의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루수 골든글러브를 3차례(2012시즌, 2014시즌, 2016시즌)나 수상하기도 했고 2014시즌에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까지 뽑히기도 했다.
항간에는 서건창이 울산 웨일즈에 지원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결국 서건창은 지원하지 않았고, 키움으로 향하게 됐다. 서건창 역시 울산 구단 지원 생각을 묻는 질문에 난감한 표정을 지은 뒤 "제가 사실 지원 생각이 있었다면 지원했을 것이다. 하지만 히어로즈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강했던 것 같다. 그래서 (울산)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웃었다.
사실 서건창에게 지난해 11월 이후는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그는 "(방출된 뒤) 사실 할 수 있는 것은 운동하면서 기다리는 것밖에 없었다. 키움에 오게 된 계기가 결정적으로 있었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연락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이야기가 나왔다. 결국 구단에서 기회를 주셨다. 구단에서 어떻게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느냐고 농담식으로 이야기를 나눈 것이 시작점이었던 것 같다"고 키움과 계약 과정을 설명했다.
2025시즌을 마치고 현역 은퇴를 선택하기에는 미련이 남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서건창은 "몸이 저한테 이야기를 해주더라. 몸이 아직은 할 수 있다고 말해줬다. 물론 성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아직 경쟁할 수 있을 만큼 건강했고, 아직 은퇴는 아니라고 봤다. 직전 시즌도 개인적으로 굉장히 아쉬운 시즌이었다. 변명의 여지도 없었고 부족했기 때문이기도 했다"고 되돌아봤다.
서건창은 2026시즌 새로운 도전과 역할에 대해서도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설종진(53) 키움 히어로즈 1군 감독이 밝힌 서건창이 3루수로도 나갈 수도 있다는 계획에 그는 "선수라면 팀이 필요로 하는 자리에서 준비하는 것은 당연하다. 처음 해보는 포지션이라 어렵겠지만 그만큼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처음에는 부족하겠지만 한번 잘 이겨내 보겠다"는 말로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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