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 홈 관중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쇼트트랙 전설'도 무서운 기세로 치고 나온 한국의 '차세대 에이스' 김길리(성남시청)를 막을 순 없었다. 금빛 질주의 마지막 주인공은 김길리(성남시청)였다.
최민정, 김길리(이상 성남시청), 노도희(화성시청), 심석희(서울시청)로 꾸려진 한국 대표팀은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04초014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개최국 이탈리아가 4분04초107로 은메달, 캐나다가 4분04초314로 동메달이다.
이로써 한국 여자 쇼트트랙 계주는 2018 평창 대회 이후 8년 만에 금메달을 탈환했다.
이날 경기의 백미는 단연 마지막 두 바퀴였다. 경기 중반 네덜란드가 갑작스럽게 넘어져 이탈한 이후 한국과 이탈리아의 치열한 선두 다툼이 펼쳐졌다. 하지만 승부의 마침표는 마지막 주자이자 한국의 에이스 김길리가 찍었다.
선두로 달리던 이탈리아의 마지막 주자는 아리아나 폰타나. 2006 토리노 대회부터 20년 동안 6차례 올림픽에 출전해 이번 대회까지 무려 13개(금 3개·은 5개·동 5개)의 메달을 획득한 그는 올림픽 역대 최다 메달리시트이자 이탈리아 쇼트트랙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하지만 한국에는 김길리가 있었다. 심석희의 과감한 푸시를 받은 최민정이 치고 나가면서 캐나다를 제치고 2위까지 올라섰다. 이제 한국은 마지막 교대 순간 모든 것을 걸었다.
김길리는 마지막 2바퀴를 남기고 매섭게 인코스로 파고들어 폰타나를 앞질렀다. 폰타나도 노련하게 코스를 막으려 했지만, 김길리의 폭발적인 스피드가 압도했다. 이어 김길리는 그대로 경승선을 통과해 포효했다.
경기 후 김길리는 "(최)민정 언니의 손이 닿자마자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냥 앞만 보고 달렸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최민정도 "(마지막 주자인) (김)길리를 믿고 있었다. 내가 가진 속도와 힘을 다 전달해주려 했다"며 차기 에이스를 향한 무한 신뢰를 보였다.
심석희와 최민정이라는 걸출한 선배들이 버텨주고 밀어준 레이스. 그 마지막을 김길리가 '전설' 폰타나를 꺾으며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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